2
부산메디클럽

부유해진 현대인, 가난해진 밥상

식사에 대한 생각 - 비 윌슨 지음/김하현 옮김/어크로스/1만7800원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20-03-05 19:32:10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식단 세계화로 정크푸드 일상화
- ‘고열량 저영양’ 탓 질환들 유발
- 정부, 거대 식품기업 규제 절실
- 국민 식습관 개선도 앞장서야

자칭타칭 ‘미식가’인 지인이 언젠가 식사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한 끼 때웠다’라는 거다. 음식을 먹는 행위가 얼마나 고귀하고 중요한 것인데, 요즘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 먹고 싶은 게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식사를 그냥 때우는 행위로 치부하고 있다.”
   
‘식사에 대한 생각’은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우리의 식탁은 가난해진 원인을 조목조목 파헤치고, 건강한 식사를 위한 전략을 제안한다.
‘식사에 대한 생각’(원제 THE WAY WE EAT NOW)은 식사에 꽤 많은 의미를 부여하던 지인의 생각에 공감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책이다. 평범한 제목과 달리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내용으로 식사의 의미와 우리 식탁의 현주소를 짚어주고 있다. 음식과 식문화를 연구하는 유명 음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전작 ‘포크를 생각하다’ ‘식습관의 인문학‘을 통해 세계인의 식탁과 식문화에 대한 논쟁적이고 대담한 이야기를 전해준 바 있다. 이번에는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매일의 식탁은 가난해진 오늘날, 우리가 정말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과 답을 찾아가고 있다. 저자가 방대한 자료 연구와 현장 탐구 등을 통해 파헤친 현대 인류의 식문화는 한마디로 ‘고열량 저영양, 풍요 속의 빈곤’이다.

책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저명한 영양학자 배리 팝킨의 ‘세계는 뚱뚱하다’(2009)를 언급하며, 비만은 굶주림보다 심각한 세계적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과거와 달리 식량 부족을 호소하는 나라는 점점 줄어드는 대신, 많은 나라에서 과식과 영양 부족이라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칼로리는 과도하게 섭취하면서도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와 단백질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모두 달라진 음식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은 어디서든 유럽 축구를 보듯이 감자 칩을 먹고, 아침에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손쉽게 패스트푸드를 즐긴다.

저자는 우리가 두 세대 만에 전통적인 식단에서 세계화된 식단으로 급변한 음식 혁명 덕분에 언제나 신선한 식자재를 구할 수 있게 됐지만, 짭짤하고 기름진 스낵, 설탕을 입힌 시리얼, 다양한 빛깔의 가당 음료 등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됐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과 육류, 설탕은 더 먹고 섬유질은 훨씬 덜 먹으면서 비만, 당뇨병,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게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간 서구 사회 전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고, 지금은 저소득 국가 또는 중간소득 국가에서 더욱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식사가 ‘풍요 속 빈곤’으로 전락한 원인을 조목조목 파헤치던 저자는 식품공급체계 분석에 이르고, 그 결과 가난한 소비자들을 겨냥해 몸에 해로운 상품을 판매하는 대규모 식품기업과 이를 용인하는 정부의 잘못을 꾸짖는다. 그리고 우리가 구매하는 다른 물품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시장 원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좋은 음식은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모두를 위한 식품 품질 규제에 돈을 쓰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와 사회가 이해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개인의 문제지만, 국민의 식습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 저자가 제안한 현명하고 건강한 식사를 위한 13가지 전략인 ‘물이 아닌 것을 물처럼 마시지 말자’ ‘간식보다 식사에 집중하자’ 등을 실천해도 좋을 것 같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국가전산망 먹통' 국정자원 화재로 소실된 데이터 완전복구 안돼"
  7. 7부산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 부산·울산서 '공짜 질서는 끝났다' 북콘서트 개최
  8. 8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9. 9靑 “조국, ‘보완수사 인정’ 입장 밝혀”…조국혁신당 “발언 맥락 외면”
  10. 10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