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국제영화제 한 달가량 미뤄
-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10월로
- 해외영화제 무더기 연기·취소
- 코로나 장기화로 영화업계 타격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탓으로 국내외 주요 영화제가 줄줄이 연기됐다. 극장가가 마비된 데 이어 영화제마저 피해를 입자 영화계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는 “다음 달 22~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37회 BISFF가 오는 8월로 연기됐다”고 15일 밝혔다. 진행 중이던 자원 활동가 모집도 영화제 일정이 정확히 확정된 후 재모집한다.

BISFF 측은 “매년 1만 명 이상의 해외 게스트, 관객, 자원 활동가가 영화제에 참가한다.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결정이다. 관련 세부 사업도 연기된 일정에 맞춰 안전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주국제영화제(JIFF) 역시 다음 달 30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제21회 JIFF를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진행한다. JIFF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주를 대표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했다. 일정을 연기하더라도 코로나19 추이를 파악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알렸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연기 결정을 내리는 국내외 영화제가 속출하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디다큐페스티발 2020’이 5월 28일에서 6월 3일로 일정을 바꿨고, 올해부터 가을에서 봄으로 개최 시기를 변경해 내달 개막을 목표로 하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10월로 행사를 미뤘다.

해외 영화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음 달로 예정됐던 베이징국제영화제를 포함해 홍콩국제영화제, 그리스 데살로니카 다큐멘터리영화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가 무더기로 개막을 연기했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인권영화제는 대규모 행사를 금지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는 개최 예정일인 오는 5월 12~23일에 맞춰 행사를 준비 중이지만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예정대로 열릴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상 콘텐츠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오는 5월 6~8일 계획된 부산콘텐츠마켓(BCM)도 최근 연기 결정을 내렸다. 구체적인 일정은 참가 업체와 논의해 향후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콘텐츠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턴(SXSW)은 이미 전격 취소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 세계적 영화 관객이 준 데 이어 관련 행사마저 무더기로 연기되자 영화·영상 분야가 입을 피해가 커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화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시기가 미뤄지는 문제가 아니다. 축제에 참여할 작품, 게스트, 단기 근로자 일정을 새로 조정하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영화제에 맞춰 개봉을 준비하던 작품도 많은데 다 같이 개봉을 미룰 경우 상영관,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