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칠레가 동서로 양분
- 안데스산맥 기준으로 지형 달라
지도에 표기되는 지명이 아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끝자락, 남위 40도 이남 지역을 일컫는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부의 110만 ㎢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지만, 경계는 모호하다. ‘세상의 끝’으로 불린다. 남반부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의 최남단보다 훨씬 남쪽에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남위 34도, 뉴질랜드는 남위 46도인 데 비해 남미는 남위 55도다.
파타고니아의 어원은 1520년 이 지방을 탐험하던 마젤란이 원주민의 발자국을 보고 이름을 붙인 ‘커다란 발’이다. 원주민은 평균 키가 180㎝인 테우엘체족으로 추정된다. 당시 스페인 사람의 평균 키는 155㎝였다고 한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거인의 모델이 이들 원주민이다. 또 파타고니아는 셰익스피어가 ‘템페스트’의 영감을 얻고,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 무대이며,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 소재였다.
이곳에는 안데스산맥의 험준한 봉우리가 즐비하다. 유사 이전 바다였고, 절벽이 융기하면서 협곡이 곳곳에 만들어졌다. 그 협곡이 파란빛을 띤 빙하다. 빙하는 만년설이 쌓인 산봉우리에 둘러싸여 비경을 연출한다. 이런 크고 작은 빙하는 파타고니아에 50여 개라고 한다. 녹아내린 빙하는 바다 같은 청록색 호수를 조성했다. 연중 기온은 낮고, 바람이 세다. 바람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후와 지형은 안데스산맥을 기준으로 동서가 다르다. 칠레 쪽인 서부지역은 무수한 섬이 있으며 비가 많이 오고 숲이 우거져 있다. 연간 강수량은 5000㎜가 넘는다. 대규모 빙하는 많은 양의 비로 인한 것이다. 반면 아르헨티나 쪽인 동부는 평지로, 비구름이 안데스 산맥에 막히는 특성상 사막과 초원 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원주민 중 테우엘체족의 인구가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셀크남족 하우시족 야간족 카웨스카르족 카웨스카르족 초노족 마푸체족 등이 살았다. 하지만 16세기에 유럽인이 찾아오고, 19세기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식민지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파타고니아 주인은 바뀌었다. 원주민은 땅을 빼앗기고 대규모 학살을 당해 이제 존재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정순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