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초능력을 가진 11세 소녀 오로르를 통해 가족, 관계의 복잡성, 연민과 관용, 그리고 세상을 남다르게 인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동화책이다.
이웃들은 오로르가 말을 못한다며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잔혹이들’은 ‘바보’라고 놀리기도 한다. 3살 터울인 언니 에밀리와 같은 반으로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말썽꾼이다. 주인공은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목표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지,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것이 아니다.
오로르는 말을 못하지만 글을 써서 소통한다. 아빠보다도 빠르게 태블릿 컴퓨터에 타자를 칠 수 있을 정도라 대화를 나누는 데 문제가 없다. 그리고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 비밀은 엄마 아빠도 모른다. 조지안느 선생님만 알 정도로 아주 적다. 선생님이 이 특별한 능력을 들켜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 했기 때문이다.
오로르는 언니 에밀리, 언니의 친구 루시 그리고 엄마와 함께 놀이 동산 ‘괴물나라’에 간다. 신화 속 인물인 메두사를 여섯 번이나 만나게 되는 놀이기구를 타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세이렌의 안내를 받아 수영장에 도착해 물 한가운데서 불을 뿜는 용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때 ‘잔혹이들’이 나타난다. 수영복 입은 루시를 코끼리라고 놀리며 괴롭힌다. 루시는 겁을 먹고 잔혹이들을 피해 도망친다. 오로르가 재빨리 뒤쫓아 나가지만 찾을 수가 없다. 경찰과 많은 어른들도 허탕을 쳤다. 오로르는 숨겨왔던 신비한 힘을 사용해 루시를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경찰의 부관으로 활동한다.
저자는 아들 맥스의 이야기를 책에 녹여냈다. 맥스는 5세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현재 26세 청년이 된 맥스는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외부의 도움 없이 살아가며, 공연 사진가로 활동한다. 이런 과정을 겪은 저자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고 의기소침하지 않고, 이를 멋지게 활용할 줄 아는 오로르를 만들어 냈다.
책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프랑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안 스파르가 참여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