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세안 ICT빌리지 내달 구축
- 영진위 사업 응모 시설보강 나서
부산시가 설립 후 10년 넘게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의 기업 유치 및 시설 재정비 등을 추진하며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상후반작업시설은 부산지역 내 영화 후반작업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009년 2월에 개관했지만 경영 악화를 반복하며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  |
|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위치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연합뉴스 |
■사운드·후반작업 인프라 보강
29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연면적 8236㎡, 지하 1층·지상 4층) 위탁 운영을 맡은 부산영상위원회는 최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련 기업을 유치했다. 2,3층에 지역 애니메이션 기업 ‘스튜디오 인요’가 내달 입주한다. 인요는 2016년 직원 3명 규모로 시작했지만 2018년 SBS 방영 애니메이션 ‘에그구그’를 제작한 뒤,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총 5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수도권 기업을 유치했지만 실질적인 지역 인력 고용 창출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이면서 연내 100명 이상의 직원 채용 계획을 세울 정도로 빠른 성장 중인 인요가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다.
4층에는 시가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후속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한·아세안 ICT 융합빌리지’가 다음 달 중에 구축된다. 아세안 스타트업과 인재를 상대로 XR(가상·증강·혼합 현실이 통합된 기술) 교육·콘텐츠 공동 제작, 마케팅 사업 등이 진행되는 곳으로 시는 차세대 영상 기술 교육에 관해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영상위는 앞서 지난 10일 영화진흥위원회 공모 사업인 ‘지역영화후반작업시설 구축사업’ 공모에도 응했다. 현재 2개 지역과 경쟁 중인 부산이 최종 선정돼 국비 12억 원을 확보한다면, 시비 3억 원까지 합쳐 총 15억 원으로 1층에 후반작업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에 있던 시설에 특수 음향 작업, 후시 녹음 등이 가능한 사운드 시설과 장비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인력도 채용하고 전문적인 후반작업 교육이 가능한 아카데미 사업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사운드 작업에 관한 수요가 높아 이를 중심으로 보완한다. 국비 확보에 성공해 제 기능을 찾는다면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 목표 뚜렷하게 설정해야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은 영화 제작사가 부산 촬영 후 편집, 디지털 색보정, 컴퓨터 그래픽 등의 후반작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상을 막고, 원스톱 제작환경을 구축하고자 2009년 국·시비 232억 원을 들여 설립됐다. 운영·관리를 위한 별도의 주식회사까지 설립했지만, 경영 악화를 반복하며 대주주 교체가 반복됐고 본래 기능은 잃은 채 기업 입주 시설로 이용됐다. 지난해 4번째 대주주이자 입주사이던 기업마저 떠나자 시설 활용 방안을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에 시는 지난해 4월 부산영상위원회를 새로운 위탁 운영자로 선정하고 후반작업시설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이 제2의 전기를 맞기 위한 준비를 하는 지금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운영 목표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정성욱 이사는 “10년 전처럼 또다시 대형, 수도권 작품 유치와 같은 ‘충무로 따라잡기’를 목표로 잡아서는 안된다. 수도권에 관련 인프라가 넘치는 상황에서 대형 제작사가 지방으로 내려 올 리 없다. 차라리 전주처럼 독립·저예산 영화를 타겟으로 삼아야 한다. 부산은 우수한 독립 영화·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유명함에도 작업 환경이 불안정하다. 지역 영화·영상계를 우선 작업 대상으로 삼다 보면 수도권 외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작품은 모두 부산으로 쏠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