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뜩이나 열악한 예술인들
- 수입 완전히 끊겨 생계 막막
- 문체부 긴급대책에도 역부족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공연이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부산지역 공연계의 3월 총매출이 겨우 ‘11만 원’대에 그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운영비 부족과 함께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단체, 예술인이 속출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역 문화예술계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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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떄문에 지난 2월부터 모든 공연을 연기·취소한 부산문화회관에 임시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른쪽은 31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이 텅 비어있는 모습. 김종진 기자 |
31일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1~30일 집계된 부산지역 공연(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 매출액은 11만9000원으로, 사실상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대로 공연을 진행한 지난 1월의 매출액(47억821만 원)은 물론 코로나19로 공연 취소·연기가 시작된 지난 2월(12억5372만 원)과도 비교할 의미조차 없을 만큼 폭락한 수치다. 부산지역 매출 감소 폭은 전국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 전국 공연 매출액은 89억3738만 원으로 전달(209억9943만 원)과 비교해 58%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자 민간 공연 단체와 기획사, 예술인은 생활고에 허덕인다. 부산에서 20년가량 활동해온 A극단은 지난 2, 3월 상시 공연을 한 건도 올리지 못해 최근 수익이 전무하다. A극단 대표는 “배우 연습 수당도 주지 못했고, 월 200만 원인 소극장 운영비도 제때 못 내 전기마저 끊길 판이다. 공연을 올려야 겨우 유지 가능한 구조인데 현재는 빚을 내 생계를 이어간다”고 호소했다. 음악계 관계자 역시 “4월 공연을 오는 9월로 연기했는데 이미 전단·티켓 제작은 물론 광고마저 끝낸 상태여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개인 예술인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부산연극협회 측은 “출연료뿐만 아니라 다른 주 수입원인 방과후수업마저 끊겨 ‘쿠팡 택배원’으로 취직한 회원도 있다”며 “더 큰 문제는 하반기에 공연이 몰려 출연을 포기해야 하는 작품이 나온다는 점이다. 상·하반기 수입이 다 줄어들어 1년 내내 힘들어진다”고 걱정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대책을 내놨지만 급한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다. 관람료 할인 지원에 240억 원을 배정하고 소극장 200곳에 최대 6000만 원의 기획 제작비 지원, 공연예술단체 160곳에 최대 2억 원의 운영비 지원 등 대책을 제시했지만, 이들 사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나 진행될 예정이다. 다른 부처에서 내놓은 지원책 역시 융자 형태거나 진행 절차와 대상자 선정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도 오는 10일까지 예술인 피해 상황을 접수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 관계자는 “지역 문화계가 고사하기 전에 긴급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술인 기본 수당 지급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