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 관점서 20년 간 연구
- 진보·보수 논리 일목요연 비교
국내 경제학계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라는 주류 경제학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주류 경제학과 다른 시각에서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비주류 경제학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영산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성안(사진) 교수가 쓴 ‘진보 집권 경제학’(생각의길)이 그것이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소득분배보다 성장을 지향하고 정부의 개입, 노동조합 등 제도를 혐오한다. 반면 ‘분배’와 ‘제도’의 역할을 중시하는 케인스 경제학과 제도 경제학, 포스트케인지언 경제학 등은 비주류 경제학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현재 주류 경제학은 보수적이며, 비주류 경제학은 진보적이다.
‘진보 집권 경제학’은 신고전주의 경제학과 케인스 경제학 및 제도 경제학을 비교 설명하면서,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한다. 주류 경제학에 비해 비주류 경제학은 대학에서도 거의 소개되지 않아 진보 정당에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중요한 이론적 자원 역할을 하는 마르크스 경제학은 현실 문제에 대한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저자는 한국 경제가 이제는 선진국의 제도와 해법을 그저 모방해서 발전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말한다. 또 한국 현실에 맞는 우리만의 해법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찾은 해법이 세계 각국 경제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강조한다. 진보와 보수의 경제 논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소득 주도 성장이나 한국 부동산 문제, 최저임금 논란 등 지금의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한 교수는 “진보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에 맞는 경제학과 경제정책이 필요한데 지금 한국에는 진보 경제학에 대한 제대로 된 교과서가 없다. 지난 20년 동안 서구 사회의 진보 정당이 실천과 연구를 통해서 이룬 많은 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한국 현실에 맞게 결합해 연구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행 가능한 진보 경제정책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학으로부터 출발해 경제학을 연구하는 방법은 이 책의 강점이다. 그는 “정당에서 내놓는 경제정책들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진단하기 위해선 인문학에서 출발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영혼이 있는 경제정책인지는 그 바탕에 인문학과 철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됐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