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느닷없는 폭력에 불안정한 삶…그럼에도 움트는 희망의 기운

하아무 세번째 소설집 ‘푸른눈썹’…‘빨간 피터’ 등 중단편 9편 모아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20-04-20 19:41:12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깊은 상처 가진 주변부 삶 그려

하아무(54·사진) 소설가가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눈썹’(도서출판 북인)을 펴냈다. 소설로 쓴 경남 인물 문학사 ‘황새’(2012) 이후 8년 만에 나온 소설집으로, 정호웅 문학평론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같이, 안간힘을 다하지만 가난하고 불안정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여운 존재들’이 등장하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9편의 중단편을 모은 이번 소설집에는 주변부 존재들의 깊은 슬픔과 고통의 세계를 담았다. 폄하와 냉대, 이기적 욕망, 배신 등 느닷없는 폭력이 중심인물들의 평화로운 일상 속으로 밀고 들어와 그들을 가난과 불안정한 삶에 가둔다. 주인공들은 때로는 타자를 향하는 날카로운 살의에 갇히기도 하고, 자신을 겨누는 자기 파괴의 욕망에 휩쓸리기도 한다.

‘날마다 죽는 사내’는 갑작스러운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가족이 출구 없는 악몽 속에서 상처와 고통을 받는 상황을, ‘부서지고, 부서져서, 부서지니’는 장기실종된 딸로 인해 상실과 공포, 절망의 지옥에 갇힌 부부 이야기를 통해 야비하고 매정한 현실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빨간 피터’는 무엇 하나 잘하는 것 없는 주인공이 취업과 결혼 등 평범한 일상을 이룰 기회를 잃고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작가는 비참과 절망의 상황에서도 나아가고 솟는 신생의 기운을 지향한다. 그 생명의 기운이 소설 속 인물들을 절망의 바닥에서 스스로 일어나도록 한다.

표제작 ‘푸른 눈썹’에 등장하는 이모 하저구댁과 조카 재은의 삶이 그러하다. 하저구댁은 젊었을 때 원양어선을 타던 남편을 잃었고, 가난 속에서도 정성을 다해 기른 아들도 사고로 잃었다. 조카 재은은 참혹한 사고로 어린 딸을 너무나 일찍 떠나보냈고 남편조차 그녀를 비난하며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차밭을 가꾸고 좋은 녹차를 만드는 창조의 노동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스스로 기른다.

그간 잃고, 없고, 부족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과 사회적 약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의 현실은,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고 또한 나의 삶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애씀이 낯설지 않다.

하 작가는 경남 하동 출생으로 2003년 ‘작가와 사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동화에도 관심을 보여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자랑스러운 조상 없나요?’가 당선됐고 2008년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았다. 소설집으로 ‘마우스 브리더’, 소설로 쓴 경남 인물 문학사 ‘황새’를 펴냈다. 지난해 제5회 ‘경남작가상’을 수상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5. 5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6. 6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7. 7[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8. 8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9. 9[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10. 10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주우크라 대사대리 “北 포로 송환, 비공개 오래 유지 공감대”
  7. 7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8. 8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9. 9[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10. 10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3. 3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7. 7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8. 8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6. 6[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7. 7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0. 10다방천 보행로부터 사송IC까지…주민 제안으로 숙원사업 물꼬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강동윤-Pixelated Oasis
윤상건-Creatur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9일 (음 9월 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