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과 복수를 소재로 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25일 시청률 22.9%(닐슨코리아 기준)를 넘으며 JTBC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23.8%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해묵은 소재인 불륜과 이혼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인물의 심리 묘사와 치밀한 연출력을 기반으로 한 심리 스릴러로 불리며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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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금으로 부부간의 불륜과 복수를 소재로 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JTBC 제공 |
‘부부의 세계’는 믿었던 부부 관계가 불륜으로 깨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다룬 드라마다. 영화 감독인 남편 이태오(박해준)가 의사인 아내 지선우(김희애)를 저버리고 내연녀인 여다경(한소희)과 결혼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촌철살인의 대사가 드라마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박해준)라며 아내를 배신한 이태오, “평생 자식 잃은 지옥 속에서 살게 된 소감이 어때?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야” “나를 둘러싼 모두가 완벽하게 나를 속이고 있었다”(김희애)며 화끈한 복수전을 벌이는 지선우의 대사 등을 통해 시청자는 깨지기 쉬운 유리벽과 같은 결혼생활의 절박함과 위기감을 느꼈다.
매회 내밀한 심리 묘사로 시청률을 이끈 김희애는 지난 24일 열린 ‘부부의 세계’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19금으로 불륜이라는 장르를 다뤘기에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시청자가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저런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안 되는데’라는 시청자의 분노가 드라마의 인기에 작용한 것 같다”고 작품의 성공 요인을 꼽았다. 박해준은 “‘욕받이’가 될 것을 각오하고 있다. 뒤에서 한 대 쥐어 받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만 실제 부부들이 드라마를 보며 맥주 한 잔 하고 서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륜 드라마는 지탄을 받으면서도 시청률 때문에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최초의 불륜 드라마는 MBC에서 1969년 방송한 ‘개구리 남편’인데, 최불암이 비서와 바람을 핀다는 내용을 담았다. 저속성과 외도, 성적 노출 등의 이유로 당시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드라마 작가는 ‘근신 처분’을, 방송국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 ‘아내의 유혹’ ‘공항 가는 길’ ‘VIP’ 등에서는 불륜에 빠지는 욕망과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면서 ‘욕하면서 보는 막장’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한편 시청자의 반응에 힘입어 JTBC는 이 드라마의 원작인 영국 BBC의 ‘닥터 포스터’를 후속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