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가속화 심각성 경고
- 25만 명 열사병으로 사망 전망
- 온난화 손놓고 있을 이슈 아냐
- 인류·문명 살아남기 위한 문제
제목부터 섬찟했다. 앞으로 30년 후, 지구가 거주불능 상태가 된다는 ‘도발’적 예언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다. 물론 전제는 있다. 지금처럼 ‘지구온난화 등 급격한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될 때’에 한해서다. 하지만 지구는 이미 온난화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남한 크기만 한 10만㎢를 불태우면서, 지구온난화를 방치하면 벌어질 상황을 예고했다.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를 담은 ‘2050 거주불능 지구’가 출간됐다. 미국 언론인인 저자는 2017년 ‘뉴욕 매거진’에 기고한 리포트를 풀어 책으로 엮었다. 리포트를 발표하던 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면서, “기록적 한파가 왔으니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며 기후변화를 부정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허리케인 마리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덮쳐 사망자가 3000여 명에 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다.
책은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지구는 생성 이래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 대멸종 시대를 겪었다. 4억5000만 년 전 86% 종이 소멸했고, 그로부터 7000만 년 뒤 75% 종이 지구에서 사라졌다. 이어 1억2500만 년 뒤에는 무려 96%가, 5000만 년 뒤에는 80%가 소멸했다. 저자는 대멸종의 원인이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5도 증가시키면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로 인해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의 방출이 가속화했고, 결국 일부 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상황은 가까스로 종결됐다는 설명이다. 지금 대기 중에 떠도는 탄소 중 절반 이상은 불과 30년 사이에 배출됐을 만큼 기후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해 더 이상 찬반을 나눠 한가로이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를 강구하는 생존 프로젝트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전 세계는 정체를 알 수 있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온갖 이상기후와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한계치인 400ppm을 넘어섰고 평균 온도는 해마다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저자는 2100년까지 1.5도 내지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2050년 이전에 끔찍한 미래를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추세라면 2050년이 되면 기후난민이 최대 10억 명에 이르고, 전 세계에서 25만5000명이 폭염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만큼 나쁜 태도는 절망과 체념이다. 저자는 먼저 화석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더불어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망상에 가깝다며 지구와 인류를 ‘한 사람’처럼 생각하는 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지구온난화 예방 조치는 미흡한 것보다는 과함이 인류의 미래에 희망적이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