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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나무·철·금박…블록처럼 조립하는 설치미술

오유경 ‘토탈 이클립스’전

  • 권용휘 기자
  •  |   입력 : 2020-05-18 19:39:33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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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간의 상호작용
- 작품 재조립·진화로 표현
- 다음 달 6일까지 아트소향

개기식(Total Eclipse)은 지구와 태양과 달이 중첩되는 순간이다. 이들이 우주에서 일직선으로 놓이게 되면 지구에서는 달의 그림자 때문에 태양을 볼 수 없다. 관측을 한 사람들은 태양이 일순간 사라지면서 개기식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나고, 만질 수 없고 계속 변하기만 했던 그림자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개기식(Total Eclipse)을 주제로 갤러리 아트소향에서 설치미술 전시를 열고 있는 오유경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해운대구 아트소향에서 개기식을 주제로 개체들이 겹치고 겹치면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을 표현한 오유경 작가의 설치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가는 부산에서 여는 첫 개인전을 통해 작은 조각부터 관객 참여형 대형 작품 10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이자 작품인 ‘Total Eclipse’는 재료가 블록처럼 모듈화돼 증식과 결합이 자유롭다. 나무·크리스털·철·금박·고무 등이 연결된 개체들은 접고 펼치고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은 매 순간 재조립하며 재료 본질의 특성이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블록 혹은 모듈 형태로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한 개체가 중첩되고 다시 중첩되면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도 여러 가지 현상들과 모든 사람과 상호작용해서 연결되고 성장한다.”

작품 재료를 블록처럼 만드니 조립하기 쉽고 분해해서 보관하기 좋다. 전시 공간에 따라 크기를 확장하거나 줄이기도 비교적 편하다. 설치미술의 최대 고민이 해결된 셈이다. “공간을 압도하는 큰 작업을 할 때가 많아서 작품 철거 후 재료를 모두 창고에 보관해왔는데, 올해 초 사고로 모두 잃었다. 설치미술로 전업작가를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 궁리 끝에 새 작업을 선보이게 됐다.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다.”

바람과 삶을 재해석한 작품 ‘바람의 탑’은 나무공·크리스털·철 등 모듈 하나 하나를 겹겹이 쌓아 올렸다. 크리스털을 통해 사물을 바라보면 반영되는 상이 거꾸로 보여 공간이 허물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질들이 계속되는 생성과 소멸의 운동을 통해 만들어내는 에너지들처럼 타자와의 관계는 계속 변하고 또 다른 의미를 만들어 낸다. 이런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물질 자체가 갖춘 아름다움도 봐줬으면 한다. 크리스털은 사물을 왜곡해서 보여주는데 그 장면이 이채롭고 철은 녹이 스는데 그것 또한 멋지다. 나무는 그 결마다 고유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왜 그는 물질들이 상호작용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예술가는 치유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오지를 자주 여행하는 편이다. 인도 카슈미르의 라다크 지역을 갔는데 상당한 고지대였다. 땅에서 내 발목을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중력이 매우 강한 곳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것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그게 작업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는 1979년 생으로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ENSBA)와 파리 8대학 대학원을 마쳤다. 에르메스에서 주관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현대미술 거장 주세페 페노네의 추천으로 참가했다. 프랑스의 팔레드 도쿄, 일본의 오카야마 아트센터, 김해 클레이아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는 다음 달 6일까지.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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