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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향민들 아픔 어루만질 다큐멘터리 영화 ‘바다로 가자’

김량 감독, 아버지의 삶 역추적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06-02 19:36:5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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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개인사·분단 문제 녹여내
- 애니메이션 기법 등 연출 눈길
- 6·25 70주년 맞아 18일 개봉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바다로 가자’의 한 장면.
실향민의 아픔이라는 내밀한 개인사를 통해 끝나지 않은 분단 문제를 응시하는 영화가 부산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량(사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바다로 가자’가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개봉된다. 영화는 18살에 고향 함경남도 단천을 떠나 부산에 자리잡은 김 감독 아버지의 생을 역추적하며 시작한다. 이후 여러 실향민, 다양한 세대의 증언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 새겨진 분단 트라우마를 담아낸다. 영화는 전쟁 세대가 여전히 겪고 있는 고통과 상실의 상처를 보여주며 전후 세대 역시 분단과 무관하지 않기에 분단에 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짚는다.

김 감독은 “실향민 3세대까지 치면 적지 않은 한국인이 분단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젊은 세대가 자신이 실향민 3세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반공 교육의 영향으로 여전히 북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하지만 북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들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북한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다로 가자’ 속 이야기는 김 감독이 영화를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영화 공부를 위해 떠난 프랑스에서 ‘남한에서 왔니, 북한에서 왔니’라는 질문을 매일 같이 받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실향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분단’과 ‘고향’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이후 강원도 철원에 정착한 이들의 삶을 그린 ‘경계에서 꿈꾸는 집’, 아르메니아 분쟁 지역에서 고향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영원한 거주자’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가족사를 다루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김 감독은 “아버지는 고향 어촌을 닮은 부산 기장을 가장 좋아하실 만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깊었다. 하지만 어릴 때는 관심이 없었고 영화를 시작한 후로는 가족 이야기를 공개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편찮으시면서 ‘이걸 다루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촬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 의외로 실향민, 탈북민이 많이 계신다. 이분들을 포함해 이번 영화로 많은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영화적 기법을 활용한 다채로운 연출도 ‘바다로 가자’의 또 다른 매력이다. 2018년부터 서울독립영화제, 부산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다수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됐다. 영화는 부산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대영, CGV 서면, 메가박스 부산극장을 포함해 서울·대구·대전 등 전국 20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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