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연주회 ‘거장의 레제로’
- 젊은 시절 작곡한 작품만 모아
- 19·20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 ‘거리두기 객석제’로 2회 공연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하는 부산시립교향악단 연주회가 열린다. 거장이 되기 전의 ‘신성’ 베토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시립예술단은 부산시향 제564회 정기연주회 ‘거장의 레제로’가 오는 19, 20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주회는 백건우가 7년 만에 부산시향과 다시 협연하는 무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부터 예매가 진행돼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던 중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객석제’ 도입 때문에 한때 공연 취소를 고민하다가 기존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려 관객을 찾아가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연주회의 제목인 ‘레제로’란 지휘 용어로 ‘경쾌하게 연주하라’란 뜻. 이를 연주회 제목으로 정한 이유는 선곡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공연은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중 서곡’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2번’ 마르케스의 ‘단손 2번’ 베토벤의 ‘교향곡 1번’ 순서로 진행된다.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관련 공연이 쏟아지는 가운데, 유행에 반응하면서도 휩쓸려 가지 않겠다는 부산시향의 의지가 엿보이는 선곡이다. 모두 거장이 젊은 시절 작곡한 곡으로 심각하지 않고 다소 경쾌한 탓에 드물게 연주되는 곡이다. 지휘봉은 부산시향 최수열 예술감독이 잡는다.
첫 곡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은 16곡으로 이루어진 발레 음악 중 ‘서곡’이다. 파격적 화성으로 시작해 느리고 장중하게 진행되는 서주의 아름다움은 물론, 베토벤의 재기발랄한 악상과 유머감각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전곡이 연주되는 일은 잘 없고, 소나타 형식인 서곡 만이 자주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이 교향곡 1번 작곡 후에 만든 작품으로 주제나 흐름이 초기작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 곡은 백건우가 협연하는 피아노협주곡이다. 베토벤 특유의 장대하고 화려한 느낌보다는 단아하고 우아함이 배어난다. 관악 편성도 최소로 줄였다. 팀파니와 클라리넷을 빼고, 금관악기로는 음색이 부드러운 호른만 사용한다. 1793년부터 작곡을 시작해 1801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당시 최고의 작곡가였던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특히 ‘2번’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사실상 베토벤 첫 피아노협주곡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그는 이 곡을 ‘피아노협주곡 1번’보다 먼저 완성했지만, 두 작품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고쳐 쓰기를 거듭하다 오늘날 ‘1번’으로 알려진 곡을 먼저 출판하는 바람에 순서가 뒤바꼈다.
백건우는 기교보다는 색감이 넘치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장대하고 격정적인 베토벤보다는 화사한 베토벤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가 피아니스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지 올해로 64년이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서 수차례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멕시코 작곡가 마르케스의 춤곡 ‘단손 2번’을 거쳐 베토벤의 ‘교향곡 1번’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가 작곡한 첫 교향곡인 만큼 첫 피아노협주곡과 마찬가지로 하이든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051)607-6000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