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개막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이 아닌 온 사이트(On-site·현장)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기본 방침은 정했으나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만큼 다양한 변수를 생각해야 한다.
BIFF 집행위원회는 오는 10월 7~16일 열리는 제25회 BIFF 개최 여부에 대해 “철저한 방역 아래 온 사이트 방식으로 열 계획이다. 아직 온라인 상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온라인 상영을 병행하지 않는 이유는 불법다운로드 등 작품 유출의 위험성이 높아 제작자들이 꺼리는 데다 영화제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열린 북미 최대 콘텐츠 축제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가 온라인으로 출품작을 공개했다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국내에서 온·오프라인 병행상영을 진행한 영화제는 대부분 중소 규모 출품작을 공개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달라질 수 있어 영화제 개최 여부는 다음 달 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기존 방식대로 영화제를 추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는 부문은 방역이다. BIFF는 부산시로부터 방역비 3억 원을 추경을 통해 지원받아 소독·열감지·좌석 간 거리두기 같은 기본 방역 장치는 물론 ▷온라인 예매 ▷전자 출입증 ▷전신 소독기 도입 등을 고려 중이다. 합숙이 필요한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아시아영화펀드(ACF) 행사는 취소했다.
BIFF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감염병 확산 추이에 따라 세부 방침이 바뀔 수 있어서다. 사태가 악화할 경우 대면 행사를 축소하고 유튜브 생중계 같은 온라인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하지만, 개선된다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 국제영화제이자 K-방역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칸영화제를 비롯해 로카르노·시드니 등 해외 유명 영화제가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BIFF는 미정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개최 여부, 개·폐막식 규모, 부대 행사 온라인 기술 도입 정도 등을 이달 중에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국제영화제인 만큼 해외 게스트 초청 여부도 관건이다. 현재 미주 유럽권 등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 않다. BIFF 측은 우선 확산이 덜한 국가를 중심으로 게스트 초청을 추진하고 음성 결과 판정 시 2주 자가격리 면제가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초청이 불가능하다면 화상 프로그램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BIFF 김정윤 홍보실장은 “지금 상황에서 3개월은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고민해 안전한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