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외설 주인공은 잊어라…옹녀, 위풍당당 여성으로 변신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17·18일 부산문화회관서 공연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07-12 19:08:54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남편 되찾고자 신과 전쟁하며 모험
- 전통 판소리 ‘변강쇠 타령’ 아닌
- 건강한 사랑·판소리적 해학 선사

외설과 비운의 주인공이 아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인물로 재탄생한 ‘변강쇠 타령’의 옹녀가 부산을 찾는다.
   
오는 17,18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무대. 국립극장·국립창극단 제공
국립창극단 공연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오는 17,1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춘향전’처럼 정식 전승된 판소리 다섯 마당 외에 여러 이유로 유실된 판소리 일곱 마당을 복원시키려는 국립창극단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리어외전’ 등을 통해 고전을 유쾌하고 기발하게 재해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유명 연출가 고선웅이 극작·연출을 맡았으며, 2014년 초연 당시 창극 최초로 ‘차범석 희곡상’에서 뮤지컬 극본상을 수상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초연 후 7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공연되며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해 스테디셀러에 올라서기도 했다. 부산문화회관 기획 공연으로 처음 부산을 찾게된 가운데 오는 18일 통산 100번째 공연을 맞이해 더욱 뜻깊은 무대를 가진다.

창극에서 옹녀는 마을 남자들의 잇단 죽음을 자신의 상부살 탓이라 여기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쫓겨난다. 전국을 떠돌던 옹녀는 황해도 청석골에서 변강쇠를 만나 잘 사는 듯했지만 그 역시 장승을 뽑는 바람에 신들의 노여움을 사 죽게 된다. 여기서부터 기존 스토리와 다르다. 옹녀는 남편을 되찾고자 신들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모험에 뛰어든다. 이처럼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사랑받는 이유는 외설로 치부되던 ‘변강쇠 타령’을 현대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감성과 이야기로 풀어낸 덕이다. 최초의 ‘18금 창극’이지만 외설스럽기보다는 건강한 사랑과 판소리 특유의 해학을 자랑한다.

변강쇠에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점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원작 속 옹녀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기구한 팔자 때문에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하지만 창극에서는 “내 기필코 인생 역전하야 보란 듯이 살리라!”며 당차게 노래한다. 옹녀의 희망가를 들으면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특히 그녀는 운명에 굴하지 않고 자기 길을 개척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등장함으로써 관객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다. 극 중 옹녀가 위기를 겪으며 성숙해지고 독립적인 인간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구조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생명력 넘치는 이야기 외에 흥겨운 음악과 소리도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판소리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각 지방의 민요, 비나리, 굿 음악, 가곡까지 넘나든다. 6년 만에 재단장한 무대, 의상, 소품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다.

부산 공연에서는 옹녀 역에 이소연, 변강쇠 역에 최호성 등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이 등장하며 국립창극단 대표 배우 김금미가 ‘대방여장승’ 역을 맡아 새로움을 더한다.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만 18세 이상 관람가.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8. 8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