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부동산·성추문 문제로 흔들
- 野 여전히 높은 비호감에 위축
- 촛불 민심의 분노 돌이켜 봐야
- 정치의 핵심은 사람이자 사랑
- 그 추동력은 국민 주권서 나와
- 코로나 대책 등 대동사회 과제
“정치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릅니까?” “대통령!” “국회!” “힘!” “책임!” “싸움박질!” “대화와 타협!” “선거와 민주주의!” “지방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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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의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과 문재인 정부 탄생으로 이어졌다. 정치의 의미와 국민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그 영향력이 현재진행형이다. 국제신문 DB |
한 대학교수가 소개한 수업시간 모습입니다. 신입생에게 교양과목으로 정치학을 가르치는 이 교수는 첫 수업을 이런 질문과 대답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학기 내내 속뜻을 곱씹어야 할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나 ‘수기치인’(修己治人), 자기를 닦고 남을 다스린다는 정치의 여러 정의를 슬쩍 내비칩니다. 학생들이 알쏭달쏭하다는 표정을 지을 때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법한 예를 들어 설명을 덧붙이죠. “정치는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생활입니다. 삶의 여건을 바꾸기도 하지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제대로 돌아가는 게 정치입니다.”
신입생 스스로 ‘정치란 무엇인가’고 물으며 진지하게 답을 찾게 하려는 취지라고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그 풍선효과로 온 나라가 들썩이니 분명 정상이 아닙니다. 정부가 내놓은 ‘7·10’ 대책의 핵심은 오른 집값만큼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것. 그런데 집이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불만입니다. 씨알이 먹히지 않는 셈이죠. 세금 폭탄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겠느냐고 합니다. 그 부담이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되거나 증여 등 우회로를 찾을 가능성 때문이지요. 그 밑바탕엔 불공정과 부정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습니다. 정부는 바뀌었지만 공정하지 못한 상태가 왜 지속되며, 어째서 이를 바로잡지 못하느냐는 것입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 먼저 나를 바로 잡고 세상이 돌아가는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명분이 서야 말이 올바르고 일이 이뤄지는 법입니다. 공자의 가르침에 맞춰 변주한다면 ‘청청정정여여야야’(靑靑政政與與野野), 청와대는 청와대답고, 정부는 정부답고, 여당은 여당답고,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달까요. 왜 국민이 없냐고요. 광장에서 촛불로 새로운 질서의 바탕을 만들고,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듯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주체가 국민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만정 김소희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QR코드 또는 인터넷 주소 https://youtu.be/lEONt7PUAEA)을 들으며 시작하겠습니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이별한 오리정은 두 사람의 사랑이 열매 맺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라’는 공자의 정치적 깃발을 오늘도 기억합시다.
■인정의 근본은 소통과 통일
공자께서 바라던 인정(仁政), 바른 정치의 근본은 ‘중정’(中正)입니다. 마음으로 통하는 ‘중’은 소통과 화해죠. 일상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때에 알맞게 한다(시중·時中)는 의미죠. 정치의 정(政)에 있는 바를 정(正)은 하나(一)에 머문다(止)는 뜻입니다. 정도를 지키니 지극한 선에 머물 수 있지요. 그래서 나를 올바르게 곧추세우고 다른 사람과 세상을 바로잡는 ‘정’은 ‘지어지선’(止於至善)과 하나에 머무는 통일로 해석할 수 있죠. ‘중정지도’는 ‘주역’, ‘지어지선’은 ‘대학’에서 나왔습니다.
‘논어’(論語) 12편(안연) 11장. 제나라 경공이 공자께 묻습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 대답은 이렇습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것이지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공자 정치론의 핵심인 정명(正名)론입니다. 주자는 이를 인륜의 큰 줄기요 정치의 근본이라고 풀었습니다. 당시 제나라는 경공의 실정으로 나라 꼴이 엉망이었죠. 경공의 적자와 서자가 서로 난을 일으키고 신하가 오히려 힘이 셌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지도 못한 채 나라가 거덜났습니다.
모든 이름에는 그에 걸맞은 역할이 있고, 이에 충실해야 마땅하겠지요. 집안에선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사회에선 분수에 맞춰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권력자로서 주어진 힘을 120% 발휘하는 일입니다. 특히 중요한 건 권력을 쥔 사람이지요. 임금이 임금답지 않으면 임금이 아니라고 말해야지요. 공자의 맥을 이은 맹자는 한 걸음 나아가 임금이 임금 노릇을 못하면 쫓아낼 수 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바로 역성혁명론입니다. 요즘 같으면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겠지요.
■대동사회 먼 꿈이 아니다
정치가 안으로 화합하고 밖으로 분단을 극복하는, 소통과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면 우리나라 정치는 갈 길이 구만 리입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상한가를 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부동산을 비롯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총선으로 단독 개헌을 빼곤 다할 수 있게된 여당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잇단 악재로 곤경에 처했습니다. 야당은 여전히 비호감도가 70%에 육박할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태에서 절감하고 촛불집회에서 확인했듯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추동하는 힘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주권입니다.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이 그래서 생겼습니다.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우리나라로선 통일을 빼놓을 수 없지요. 지구적인 과제인 기후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더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뤄지는 사회가 공자가 꿈꾼 대동사회 아니겠습니까. ‘정치는 바로잡는 것’이라는 공자에 이어 맹자는 ‘인(仁)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정치의 핵심이 사람이자 사랑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 OST ‘What is a youth, Love Theme & Ending Theme’(QR코드 또는 인터넷 주소 https://youtu.be/jSNqSGzlYt0)를 들으며 마치겠습니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