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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미녀의 유쾌한 변신 “망가지고 풀어진 제 모습 끄집어냈죠”

종영 ‘저녁 같이 드실래요’서 엉뚱한 PD 연기한 서지혜

  •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   입력 : 2020-08-02 18:45:4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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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의 도도한 이미지도 내 일부
- 역할 살리려 일부러 거울 안 봐”

1년 동안 쉼 없이 변신하며 두 편의 드라마를 찍었다.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북한 고위층 외동딸인 도도한 서단으로,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는 B급 감성의 웹 콘텐츠를 지향하는 PD 우도희를 연기한 서지혜.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섭섭한 것보다는 시원한 것이 크다. 1년을 알차게 보내 홀가분하다”고 밝게 웃었다.

   
1년 동안 두 편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차갑고 도도한 캐릭터를 벗어 던진 서지혜. 문화창고 제공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정신과 의사 김해경(송승헌)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엉뚱한 PD 우도희(서지혜)가 식사를 함께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사랑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보여줬던 세련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인에게 배신을 당하고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서지혜는 “풀어진 느낌을 더 살리고 싶었다. 화장도 안 하고 거울도 안 보고, 머리를 헝클어뜨렸다”며 “나는 서단처럼 차갑고 똑 부러질 때도 있지만, 도희처럼 망가지고 풀어질 때도 있다. 그런 내 안의 모습을 끄집어내고 과장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이른바 ‘혼술혼밥’이 유행인 요즘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하며 온기를 나누는 식사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당연히 밥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많다. 그는 “주로 늦은 저녁에 식사하는 장면을 연기했다. 촬영은 저녁에도 있었지만 새벽 3시에 진행되기도 해 곤혹스러웠다. 먹는 신이 있으면 굶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맛있게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먹는 연기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식사 중 노량진에서 먹은 컵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먹어봤는데, 양도 많고 가격도 쌌다. 근사한 밥 한 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과 먹느냐가 소중하다. 컵밥은 작은 것, 소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둘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였다”고 덧붙였다.

두 편의 작품에서 김정현(‘사랑의 불시착’) 송승헌(‘저녁 같이 드실래요’)과 사랑에 빠진 연기를 했다. 한 편은 이별을 하게 되는 남남북녀의 애절함을 표현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달달한 사랑에 빠진 소녀 감성을 보여줬다. 그간 해보지 않았던 키스 신이 남다른 기억으로 남았다. 서지혜는 “다른 작품에서 짝사랑을 주로 했다. 김정현과 키스 신 이후 친구들에게서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다. 심지어 어머니조차 ‘드디어 네가’라고 문자를 하셨다”며 웃었다. 또 다른 촬영 에피소드도 있다. 물에 빠졌던 송승헌에게는 몸뻬바지를 입혔던 것이다. 서지혜는 “오빠도 망가지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할머니들이 입는 꽃무늬 옷을 입자고 아이디어를 내자 냉큼 입었다. 너무 편안해하며 안 벗으려 했다. 얼굴이 잘생겨서 꽃무늬가 죽는 느낌이었다”고 해맑게 웃으며 “쾌활하고 발랄한 배우다. 현장에서 스스럼없이 장난도 짓궂게 한다. 어떨 때는 진심으로 때리고 싶을 정도로 얄밉기도 했다”고 송승헌을 떠올렸다.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면서도 “연기를 20대엔 열정과 패기로 했다면 30대에 접어들면서는 욕심이 생겼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더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 수 있나 늘 고민한다”는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고민으로 똘똘 뭉쳐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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