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조·오민욱 감독 등 과제 논의
- 넷플릭스 시대 생존법도 모색
- 펀딩 등 도와줄 실력파 PD 필요
- “해외시장 감안 작업을” 조언도
부산 다큐멘터리 감독을 포함한 지역 영화계 인사 30여 명이 지난 10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부산다큐멘터리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영화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지역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공개적으로 성과를 정리하고 발전 방법을 논의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의 의미는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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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영화 감독들이 지난 10일 열린 세미나 ‘부산다큐멘터리 활성화 방안’에서 지역 다큐멘터리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DCTI 등 제공 |
부산독립영화제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감독에게만 출품 자격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매년 100여 편의 출품작을 접수받는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화만으로 영화제 운영이 가능한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 그 가운데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장르는 다큐멘터리다.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지역의 주요 장·단편 영화를 선정해 10년 주기로 발표하는 ‘부산독립영화 100’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는 2008년 15편 포함됐지만 2018년에는 2배 늘어난 30편이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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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 파업 문제를 다룬 김정근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중 한 장면. |
부산 다큐멘터리의 강세는 디지털 장비 보급과 함께 2010년대부터 김영조, 김량, 김정근, 김지곤, 박배일, 신나리, 오민욱 등 두각을 나타낸 감독이 다수 등장한 것과 관련 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2013년부터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을 시작했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는 부산이지만 정작 지역의 시공간과 인물을 제대로 기록하면서 완성도까지 갖춘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의 가치는 남다르다. 이제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을 넘어 개봉도 연이어 성공하면서 한국 독립영화계에 독자적인 흐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극영화 위주인 영화계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개봉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려워 성장을 돕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다큐멘터리 역시 다양한 형태로 확장·진화해 이에 대한 대처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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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동안 부산 영도에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김영조 감독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한 장면. |
감독들은 제작 지원을 넘어 기획·개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협’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에 진출한 오민욱 감독은 “취재·자료 조사 등이 필수적인 다큐멘터리는 어느 영화보다 기획·개발이 중요해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도 제작 지원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을 거쳐 선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큐베이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무형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인데 경쟁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 예산 지원보다 자체적인 발전을 돕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치 볼’ 등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진 김영조 감독은 “감독이 작품에 신경 쓸 때 다른 부분을 맡아 줄 PD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소수나마 PD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부산에서 관련 인력을 양성할 곳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연구소 전병원 전임연구원은 역시 “국내 영화 기관에서 주는 지원금만 생각하지 말고 국제 펀딩도 시도해야 하는데 언어의 장벽 때문에 포기하는 실정이다. PD가 존재해야 이유다”고 덧붙였다.
해외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한국 다큐멘터리는 국내 관객에 집중 하다 보니 해외 관객 입장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큰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