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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화의 장” vs “투명성 부족”…부산비엔날레 회고하는 전시회 열리다

오픈스페이스배 ‘그럼에도 …’전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9-13 19:09:52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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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참여작가 등 인터뷰·작품
- 큐레이터의 푸대접 등 문제 지적
- 위상 확인 지표·핫한 주제 다뤄
- “비엔날레는 계속돼야” 한목소리

2020 부산비엔날레가 지난 5일 개막했지만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부산현대미술관 등 전시장은 모두 문을 닫았고, 온라인으로는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워 아쉬움이 크다. 이런 가운데 부산 중구 중앙동 대안공간 오픈스페이스배에서 부산비엔날레와 관련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화려한 비엔날레 뒤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예전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와 작품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비엔날레와 (지역)작가’ 전이다.
대안공간 오픈스페이스배에서 화려한 비엔날레 뒤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와 작품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비엔날레와 (지역)작가’ 전이 열리고 있다. 오픈스페이스배 제공
전시장에서는 지난 비엔날레에 참여했거나 참여 제의를 받았던 작가들의 작품과 신작을 볼 수 있다. 대형 미술행사를 둘러싼 작가들의 생각·기대·욕망 등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중진 작가인 심점환은 2004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했다. 그는 “‘접점’과 관련한 작품을 출품했는데, 어시장 쓰레기통에 쌓여서 부패해가는 물고기의 폐사체가 부산의 정체성과 인간의 실제적 존재, 허구적 존재의 허구를 보여주는 하나의 접점이라고 생각해 이를 시각화란 그림을 출품했다”고 떠올렸다.

심 작가는 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 얻은 것은 ‘자신감’, 잃은 건 ‘자존심’이라고 했다. 그는 “큐레이터가 의욕적으로 데리고 온 작가 작품이 외진 곳에 있다든지 중심 동선과 벗어난 곳에 있는 것을 못 참는 것 같았다. 나는 전시감독이 뽑은 경우였는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다. 전시 기획자들은 나 같은 지역 작가는 안면이 있는데도 먼저 인사를 하는 법이 없었다. 이야기할 때나 밥 먹을 때 확실히 지역작가에 대한 거리감이 있었고, 거기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임국 작가는 2004 광주비엔날레와 2006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했다. 특히 부산비엔날레에 참여를 결정하고 작품 시안을 냈던 그날의 기억이 뚜렷하게 남았다. 단 몇 시간 만에 모든 과정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는 “2004 광주는 기억이 안 난다. 2006 부산은 그해 7월 말에 갑자기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후 5시에 부산대 앞에서 만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다며 시안작업을 그날 밤 9시까지 해달라고 했고, 2시간 만에 ‘임국취미관’이라는 주제로 시안을 냈다. 누가 참여를 취소해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갔었다”고 했다.

서평주 작가는 비엔날레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참여가 취소되기도 했다. 그는 “20대 중반에 처음 부산비엔날레 참여 제의가 와 수락하고 난 뒤에 계약하기 하루 전날 명단에서 빠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내가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작가인가보다’고 생각했었다. 이후 당시 비엔날레에 근무하셨던 분으로부터 신진 작가 3명이 들어가기로 돼 있던 자리에 지역 원로 작가가 들어가면서 젊은 작가가 모두 빠지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어 씁쓸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작가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비엔날레는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정훈 작가는 ‘젊은 작가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한솔 작가는 ‘미술현장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를 볼 수 있는 장’으로 표현했다.

2008 광주비엔날레, 2010 부산비엔날레, 2017 평창비엔날레에 참여한 강태훈 작가는 “어느 철학자는 비엔날레가 굉장히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 전시하면서 자본주의에 통합돼 실질적인 변화를 가로 막는 장치로 기능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엔날레는 서로 다른 문화의 진정한 공존과 융화를 보여주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24일까지. (051)724-5201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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