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이자 작가인 최순우(1916~1984) 선생은 ‘한국국보전’ ‘한국미술5000전’ 등을 주관하며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리는 데 공헌했다. 그의 이름은 한국미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로 꼽히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와 ‘최순우옛집’으로 우리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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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 최순우옛집에 걸려 있는 ‘온량공검양’ 현판. 혜곡최순우기념관 제공 |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선 우리 문화재와 미술에 대한 최 선생의 빼어난 안목과 애정이 묻어난다. 책 자체로, 그리고 최 선생을 향한 오마주로 리바이벌된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그 예다.
최순우옛집은 서울 성북구 성북동 골목에 버티고 있다. 최 선생이 1976년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살던 집이다. 시민의 힘으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지켜내자는 내셔널트러스트의 성과다. 최 선생의 본명은 희순(熙淳)이며 순우(淳雨)는 그의 필명이다. 아호는 간송 전형필이 지어준 혜곡(兮谷). 그래서 이 집을 ‘혜곡최순우기념관’이라고도 부른다.
최순우옛집에서 최 선생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온량공검양이득지’(溫良恭儉讓而得之)라는 현판이다. 대청에서 안방으로 가는 쪽에 걸려 있다. 추사 김정희의 스승인 강세황의 필치를 모아서 만들었다. ‘논어’ 원문에선 ‘이’는 ‘以’라고 했으나 이 현판엔 ‘而’로 썼다.
‘배흘림기둥’과 ‘달항아리’ 등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찾아내고 알리고자 애쓴 최 선생. 그 공력의 바탕을 이루는 인성을 짐작케 한다. 그것이 바로 2500년 전 공자가 오늘에 주는 교훈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