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6> 히든싱어, 숨은 매력

진짜보다 가짜가 더 감동

  • 장은진 동명대 외래교수
  •  |   입력 : 2020-09-23 19:16:2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JTBC ‘히든싱어’는 모창 능력자들 속에서 진짜 가수를 맞추는 음악쇼다. 7년 동안 시즌 6까지 방송될 정도로 인기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일반인 판정단 100인과 10여 명 연예인 판정단의 투표로 이른바 원조 가수를 가려내는데 전국 팔도에서 모인 진짜 가수 뺨치는 모창 능력자들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해 우승상금 2000만 원을 가져간 사례도 몇 번 있다.

‘히든싱어’의 재미는 6개 원형통에서 들리는 짧은 소절만 듣고 원조 가수를 맞춰야 하는 데도 있지만 모창 능력자들이 한 명씩 탈락할 때마다 드러나는 정체와 이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원조 가수들의 표정에 있다. 모창 능력자들은 보컬 강사, 아이돌 연습생, 뮤지컬 가수, 국악인부터 용접공, 횟집 딸, 클럽 매니저까지 다양하다. 20년 전쯤 가수 박상민이 자신의 행세를 하고 다닌 모창 가수를 고소한 일도 있었다. 원조 가수 입장에선 모창을 넘어 자신을 사칭하고 이익을 취한 건 충분히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문제였을 거다. 이러한 오리지널과 카피의 민감한 문제는 시대를 지나며 ‘소통과 공감’ 정서로 바뀌었다. 나를 따라 하는 가짜에 대해 ‘제어’ 대신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그들이 자신을 따라 해주는 것이 곧 인기와 직결된다는 상생 원칙을 획득했다.

팬은 좋아하는 가수를 닮는다. 가수 이적 편의 출연자에는 서울대 출신 후배도 있었고 휘성 편에는 서울대 연세대 재학생 팬도 있었다. 이들은 집단지성을 활용해 원조 가수의 노래를 오마주한 곡을 음원 발표했고, 공연 게스트로 무대에 섰다. 한 마디로 진짜, 가짜의 구분이 필요 없는 상생시대를 개척해 나간 것이다. ‘히든 싱어’의 미덕은 일반인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 것이다. ‘성공한 덕후’의 사례는 이미 리틀 남진 김수찬과 휘성 키즈 영탁 등이 있다. 이들은 ‘히든 싱어’에 나와 실력을 어필했고, 자신이 흉내 내던 가수들처럼 스타가 됐다.

가짜와 진짜의 경계도 모호해진 초연결 사회에서 어쩌면 가짜를 가려내는 건 의미 없는지 모른다. 질 들뢰즈가 말한 시뮬라크르 개념처럼 진짜를 뛰어넘는 특별함과 정체성이 있는 복제야말로 진짜보다 더 감동적인 진품이기 때문이다.

동명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5. 5[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3. 3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8. 8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9. 9"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0. 10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