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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가 자리 잡았던 월든 호수, 연 60만 명 찾는 관광지로

美 보스턴에서 승용차로 20분

  • 서부국 국장 겸 교열부장
  •  |   입력 : 2020-09-24 18:55:3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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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년 전 소로가 살던 오두막
- 원형 복원 조성 관광자원 활용

월든 호수는 우락부락한 자연이 널린 미 대륙에서 보기 드문 아기자기한 풍광을 지녔다. 드나드는 물길이 숨겨져 신비롭다. 소로 ‘후광’으로 이곳은 유명해졌다. 넓이 0.24㎢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세계에서 60여만 명이 찾는다. 부모가 자녀 손을 잡고 ‘소로바라기’를 한다.
   
월든 호수(Walden Pond). 아담한 호수이지만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워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매사추세츠주 주도인 보스턴에서 승용차로 서북쪽을 향해 20여 분 달리면 닿는 도시 콩코드는 미국 독립전쟁 유적지인데 또 다른 명소로 월든 호수를 품었다.

호수 주차장에서 가까운 공터에 소로 원두막이 방문객을 반긴다. 진품은 아니다. 원래 호수 북쪽 기슭에 자리 잡았던 소로 오두막을 원형 복원했다. 소로가 집 짓는 과정을 자세하게 ‘월든’에 남긴 덕분에 19세기 오두막을 현대로 불러내는 게 가능했다. 기록이 가진 힘은 이처럼 세다.

원래 오두막은 터만 남겼다. 굴뚝이 선 자리에는 돌판이 놓였다. 오두막 터 경계선을 따라 돌기둥을 세워 윤곽을 드러내 여기까지 발품을 판 방문객을 위로한다. 여력을 가진 이는 호숫가를 따라 호젓하게 난 둘레길 2.7㎞를 걷는다. 길가엔 이어진 푯말이 눈에 띈다. 로마자 알파벳(A~Z)별로 단문을 적어 놓았다. 소로가 실행했던 숲속 삶을 알려준다. 어린이 방문객이 소로에게 다가서도록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소로 오두막은 가로세로 4.6×3.0m, 기둥 높이가 2.4m로 실내가 좁다. 거실은 4.2평이다. 숲이 내다보이는 장방형 창문을 냈고 그 앞에 작은 책걸상이 놓였다. 장작을 담는 나무상자, 벽난로, 침대, 흔들의자, 둥근 소탁도 배치했다. 이 소박한 오두막은 저자가 ‘최소 규모 집에서도 자급자족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게 가능하다’는 소신을 실천한 증거. 미국 국민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가 소로식 전원생활을 따랐다. 이곳에서 소로는 즐겁게 사색하면서 명저 ‘월든’을 써냈다. 욕망을 내려놓고 소박하게 사는 삶이 그에게 내려준 은총이다.

170여 년 전 소로가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할 때 월든 호수는 사람 손을 타지 않은 한적한 곳이었다. 지금은 북적대는 관광지. 하늘나라 소로가 월든 호수에 미안해하지 않을까.서부국 국장 겸 교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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