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중국 바꿀거라 믿었던 실리콘밸리, 현실은 비위 맞추기 급급

트랜스퍼시픽 실험- 매트 시한 지음 /박영준 옮김 /소소의책 /2만 원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09-24 19:40:4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10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태평양을 오가며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 차원의 외교적 교류 ‘트랜스퍼시픽 실험’ 현장을 다룬 책이다. 이 실험을 통해 중국 학생은 미국에 있는 대학에서 학문의 지평을 넓히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는 중국 투자자를 찾았다. 양국 관계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은 백악관에서 가정집으로,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학부모 모임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교육·기술·영화·녹색투자·부동산·정치 등 여섯 영역에 걸쳐 펼쳐지는 두 초강대국 간 민간교류 현장을 취재했다. 미국에 투자·일자리 증가, 대학 재정 충족, 문화적 결합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10년 전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꿀까’를 기대했다. 중국인이 구글·페이스북·트위터·스냅챗·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경험해 중국의 민주화가 앞당겨질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자유의 전도사는 요즘 중국공산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페이스북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정치적인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외국으로 전송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구글도 완벽한 검열 기능이 포함된 검색 프로그램을 출시해서 또다시 중국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금은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어떻게 바꿀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처럼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들도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내용으로 영화의 스토리를 재구성함으로써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접근하려 한다. 정치적 자유가 없는 나라는 혁신이 불가능하고, 표현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국민은 성공적인 문화 산업을 창조할 수 없다는 미국인의 신념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부자 중국인은 캘리포니아로 몰려들어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사들여 집값을 폭등시키기도 했다. 이민자를 포용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던 미국 민주당 지지자도 이제는 ‘모든 이민자를 환영해야 하나’를 자문하고 있다.

책에는 트랜스퍼시픽 실험을 경험한 유학생·기업가·투자자·이민자들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양국 간 교류로 인한 ‘미국의 변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비중 있게 담겼다. 중국은 레닌주의 정치체제와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그리고 언론과 문화에 대한 철저한 통제가 배합된 형태로 굴러가고 있다.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인과 동행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국가 간 교류에 ‘실험’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붙인 듯하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8. 8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5. 5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6. 6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