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에서 활동하는 강미숙 시조시인이 첫 번째 시조집 ‘달빛 뜨락(사진·두레문학)을 내놓았다. 강 시인은 2010년 ’문학공간‘에 시조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지난 8월 ‘현대시조’ 두레문학상을 받았다. 이번 시집에서 강 시인은 물과 나무, 꽃, 사계, 인연을 주제로 한 작품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시조, 시작노트를 겸한 시조를 함께 엮었다.
표제시 ‘달빛뜨락’은 각박한 삶 속에서 정서를 잃어가는 현대인의 세태와 아쉬움을 담았다.
“뒤란 가득 쏟아지는 봄밤에 금싸라기 / 한 아름 쓸어안아 뒤주 열고 담아둘까 / 시심이 / 아려오는 날 / 보름달을 꺼내고파 // 앵두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뜨락 / 자벌레 절을 하며 일생을 재는 동안 / 스르르 / 갈무리 하고 / 달빛 품에 들고파.”
‘버드나무’는 강 시인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시로 꼽았는데, 유년기의 기억을 통해 잊고 살았던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자갈길 먼지 삭는 / 구름 나무 허리 안고 / 순풍에 팔랑대는 / 하늘 자락 더듬는다 / 사월에 / 눈이 내리면 / 손 뻗어 잡던 하늘 // 소꿉친구 어깨 걸다 / 콧물 닦던 옷소매에 / 버드나무 피리 소리 / 하얀 씨앗 꽃눈 내리면 / 앞마당 / 손각시 되어 / 시금장을 담근다.”(104쪽)
동시조 챕터에는 하늘을 슈퍼마켓에 빗댄 ‘여름밤’, 장미 넝쿨을 스웨터로 형상화한 ‘장미’ 등 참신하고 싱그러운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강 시인은 “돈과 명예를 좇다가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하고 일생을 보내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시를 통해 팍팍한 삶 속에서도 길옆의 작은 풀꽃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