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애제자인 자로 자공 안연에게 말한다. “너희들의 포부를 말해보거라.”
| |  |
| 공자와 제자 자로 자공 안연이 노나라 북쪽 농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1904년 경기도 화성 궐리사가 간행한 ‘공자성적도’ 중 ‘농산언지’.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제공 |
공자의 행적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공자성적도 중 ‘농산에서 포부를 말한다’는 ‘농산언지’(農山言志)다. 노나라 북쪽 농산에서 공자와 세 제자가 가슴 속 이야기를 나눈다.
먼저 자로가 나라를 넓히겠다고 하자 공자가 용맹함을 칭찬한다. 이번엔 자공이 외교로 나라간의 싸움을 말리고 싶다고 하자 공자가 언변을 인정한다. 마지막은 역시 안연. 공자는 유학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며 예악으로 인도하겠다는 안연을 최고로 꼽는다. 이 내용은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논어에서 접하기 어려운 공자와 세 제자의 조촐한 만남이다.
제자들의 특징이 오롯하다. 적과 싸운다면 반드시 천리 밖으로 물치치겠다니 거침없는 성격, 용맹스러운 자로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공은 무력보다는 언변, 외교력으로 일촉즉발의 두 나라 사이 긴장을 풀어보겠다고 장담한다. 안연은 자로의 용맹이나 자공의 말솜씨도 쓸모가 없도록 인치와 덕치를 펼치겠다고 했으니 공자가 치켜세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나오는 유학의 가르침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의 의리, 어머니의 자애, 형의 우애, 아우의 공경, 자식의 효도로 인간 윤리의 근본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요즘말로 풀면 인간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고, 나를 지탱하는 힘을 키우고,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스스로 고민해서 답을 찾아보라는 것 아닐까.
안연과 자로에게 포부를 묻고 공자 스스로 ‘노인을 편안하게, 벗은 서로 믿고, 젊은이를 품겠다’고 다짐한 논어 5편(공야장) 25장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바로 수기치인, ‘수기안백성’인 까닭이다.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