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10> 이번엔 남자 여우다! 돌아온 ‘구미호 전’

남자 구미호, 희생과 恨 이미지 벗고 상생 캐릭터 변신

  • 장은진 동명대 외래교수
  •  |   입력 : 2020-10-12 19:25:5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977년 시작해 무려 12년 동안 방영된 ‘전설의 고향’. 으슥한 무덤가에서 머리를 풀어 헤치고 등장하는 소복 여귀, 저승사자, 한쪽 다리 없는 귀신 3종 세트에 놀라 이불 속으로 숨던 겨울밤, KBS ‘전설의 고향’은 MBC ‘암행어사’와 함께 1980년대 최고 인기 드라마였다. 80년대 후반이 되자 소재 빈곤과 어설픈 특수효과로 인해 잠시 막을 내렸던 ‘전설의 고향’은 납량 특집으로 1996년에 부활했다. 1987년 개봉한 홍콩 영화 ‘천녀유혼’이 왕조현의 몽환적 외모와 특수효과로 국내 판타지 드라마의 효시였던 ‘전설의 고향’ 제작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 것이다.

여자 귀신은 소복에 피 흘리며 무덤을 쪼개고 등장한다는 전형성을 전복한 아름다운 ‘천녀유혼’ 여귀의 등장. 한국 공포 드라마 제작진은 고심에 빠졌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구미호의 변신이었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고소영 정우성 주연 ‘구미호’가 1994년 개봉했고, 현대화된 공포 이야기에 맞서려면 친숙하면서도 우리 정서에 맞는 소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게 돌아온 구미호는 박상아 송윤아 박민영 등 당대 최고 스타를 거치며 여성 신인 등용문이 됐다. 2004년 ‘구미호 외전’에서 구미호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여전사로 변했고 2010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이르러서는 요괴가 아닌, 사람 간보다 소고기를 좋아하는 여우로 변신했다.

2020년 드디어 남자 구미호가 등장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기억상실 저승사자였던 이동욱이 과거 산신이었던 구미호로 나와 요괴들과 싸운다. 피 맛 나는 간보다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미드 보는 구미호는 젊고 젠틀하며 지고지순하다. 삼도천 문지기나 우렁각시, 수호신 등 무속과 설화 속 존재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도 흥미롭다. 주목할 것은 불사의 삶을 위해 상대와 나를 희생시키는 한(恨)의 정서에서 벗어나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판타지로 드라마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안하고 어지러울수록 사람들은 판타지에 집착한다. 판타지는 시대 불안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소통 창구이며, 대중은 판타지를 통해 위로받는다. 여우의 옷을 입은 남자 이야기가 우리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까.

동명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3. 3‘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7. 7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8. 8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9. 9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0. 10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활력의 섬' 통영 사량도서 100대 명산 오르는 등반 축제 열린다.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5. 5‘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6. 6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7. 7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8. 8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