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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막지 못한 아시아영화 새 바람

뉴 커런츠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0-10-20 19:11:21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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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등용문’ 아시아영화 경쟁부문
- 악조건에도 완성도 높은 신작 출품
- 아르메니아 등 3개국 감독 첫 초청

뉴 커런츠는 아시아영화 경쟁 부문으로, 재능 있는 감독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영화를 초청하고, 이 중 두 편을 선정해 폐막식에서 시상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이 상대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었지만, 신인 감독들은 완성도 높은 신작을 출품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미얀마 신인 감독들의 영화가 처음으로 초청된 점도 눈길을 끈다.
희미한 여름
★개와 정승 사이(마웅 순/미얀마)

젊은 영화감독 웨이폰은 데뷔작을 연출하기 위해 험난한 현실의 벽을 넘어야 한다. 시나리오는 당국의 검열에 힘이 빠지고, 프로듀서는 돈이 부족하다며 압박한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되지만, 고가의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사고도 일어난다. 생활고를 탈출하기 위해 은행을 털 생각까지 하게 되고 계획을 세운다.

★언덕 위의 소녀(아람 샤흐바잔/아르메니아·독일·네덜란드)

언덕 위의 소녀
천진난만하지만 어눌한 말투와 행동으로 가족과 마을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소녀는 이름 대신 멍청이라는 뜻의 ‘친칙’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언제나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녀는 산에서 염소를 모는 일을 한다. 어느 날 훈련에서 낙오된 낯선 군인과 마주치게 되고 서로의 작은 배려로 사랑에 빠진다.

★유리창의 나비(수지트 비다리/네팔)

유리창의 나비
비디야는 네팔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열세 살 소녀이다. 비디야에게는 한량 아버지와 말썽꾸러기 남동생 바산타, 그리고 딸은 자기처럼 살지 않게 하겠다고 결심한 엄마가 있다. 답답한 시골 마을에서 벗어나 도시로 가는 것, 그곳에서 시를 쓰고 공부하며 꿈을 이루는 것이 비디야가 원하는 삶이다. 그러나 비디야의 꿈은 예기치 못한 상황들로 자꾸 꼬여만 간다.

★유코의 평형추(하루모토 유지로/일본)

다큐멘터리 감독 유코는 3년 전에 있었던 학교폭력과 그로 인한 연쇄 자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강의를 한다. 다큐 작업이 진전될수록 유코는 감춰졌던 진실과 마주하고, 그 진실로 고통받는 가족들의 삶에 개입하게 된다. 한편 아버지가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코는 자신의 삶 전체가 흔들리는 충격을 받는다.

★최선의 삶(이우정/대한민국)

강이, 소영, 아람은 같은 고등학교의 친한 친구들이다. 이들은 어느 날 의기투합하여 가출을 결행한다. 하지만 막상 세상은 쉽지 않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강이, 소영, 아람 세 사람의 관계에 찾아온 균열이다. 첫 번째 가출의 실패 이후 집과 학교로 돌아온 그들은 더 혹독한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하라미(샤이엠 마디라주/인도·미국)

16세 고아소년 팍판은 고아소년들로 조직된 소매치기단의 일원으로, 뭄바이의 기차역에서 활동하며 놀라운 솜씨를 뽐낸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이 소년들은 그들의 부모로부터 팔려, 소매치기로 키워졌다. 어느 날 팍판은 엄청난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훔치게 되고, 신분증을 보고 찾아갔던 그 집에서 자신의 범죄가 불러온 예기치 못한 나비효과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함정도시(엘빈 아디고젤/아제르바이잔·프랑스)

곧 군대에 입대하는 어느 청년은 알 수 없는 미래와 자신의 불안한 존재감을 느끼며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교외의 작은 학교 선생님은 러시아에 가서 큰돈을 번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자고 하지만 선뜻 만나지 못한다. 부패한 예술가, 재능보다 더 큰 인기를 원하는 공연자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림자 같이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욕망과 좌절을 보여준다.

★휴가(이란희/대한민국)

중년의 해고 노동자 재복은 얼마 전 해고 무효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더 싸울 여력도 여지도 없어진 그와 동료들은 추운 텐트에 앉아 망연자실하다가 우리라고 휴가를 못 갈 건 무엇이냐며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휴가를 떠난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딸들은 무력한 아버지 재복을 반기지 않고 재복은 그만큼 더 미안하다.

★희미한 여름(한슈아이/중국)

이기적인 사촌 동생, 매사 피곤한 이모 가족들과 함께 사는 열세 살 소녀 구오는 상하이에 있는 재혼한 엄마에게 하루빨리 가고 싶어한다. 구오는 강가에서 함께 RC 비행기를 날리던 친구가 익사하자 너무 놀란 나머지 도망치고 만다. 구오를 좋아하는 유는 그날 구오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구오는 유의 관심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쓰리(박루슬란/카자흐스탄·대한민국·우즈베키스탄)

1979년 소비에트연방 카자흐스탄. 셰르는 연방 최고의 수사관 스네기레프의 팀 인턴으로 발령받는다. 스네기레프 팀은 연쇄살인범을 쫓고 있는데, 그가 단순히 살인만이 아니라 식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사건이 국제 스캔들로 비화될 경우 이듬해 열릴 모스크바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한 당국은 어렵게 잡은 범인에게 정신병원 수감 치료를 명한다.

민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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