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13> 노래를 남기고 떠난 가수 김광석

가을이면 생각나네, 낭랑하고 쓸쓸한 그 목소리

  • 장은진 동명대 외래교수
  •  |   입력 : 2020-10-21 19:56:4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가을이 깊어간다. 유난히도 비가 많았던 여름이 가고 발아래 낙엽이 스친다. 여자는 옷장 정리를 하면서 나이 든다고 하는데, 쌀쌀해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오늘 아침엔 목까지 올라오는 니트 스웨터를 꺼내 입었다.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음악을 들을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득 가을날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쓸쓸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생각난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거쳐 ‘동물원’이라는 그룹으로 나타났다가 어느 날 불쑥 떠나버린 그 사람. 치열했던 10대에 김광석을 만났고, 열광했다. 짧았던 첫사랑처럼 그를 보내야 했던 20대의 추억을 가진 이들이라면 김광석의 이름만 들어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채감과 동시에 청춘의 편린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의 노래 중에서 나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그날들’을 가장 좋아한다. 비교적 후기 발표곡에 속하는 이 노래들은 초창기의 풋풋함보다는 깊어진 감성과 음악적 고민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노래 다음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이 아프고도 슬프다.

초가을로 접어들던 어느 날 1층 베란다에서 마주한 작은 동박새의 죽음을 기억한다. 윤기 나는 초록 털을 뒤덮은 가녀린 몸매는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팔딱거리는 작은 심장을 가지고 날아다녔을 그 작은 새는 이유를 알 수 없이 그렇게 눈을 감고 세상과 작별하고 있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가사를 쓴 류근 시인 역시 한 마리 작은 동박새처럼 떠나버린 여인을 생각하며 소주 한 잔 놓고 울면서 써 내려 갔는지 모르겠다.

‘다시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다는 말들도 묻어버리기…’. 몇 소절만 들어도 울컥한 그 목소리, 이렇게 노래는 남아 가을만 오면 김광석이란 존재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가끔 생각해본다. 대중과 함께 나이 들며 오래오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레전드일까, 우리의 마음에 아쉬움과 그리움을 던져주고 영원의 이름으로 존재하는 것이 레전드 일까. 어쩌면 김광석을 통해 나의 청춘 속에 박제된 첫사랑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동명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5. 5[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6. 6부산도시철 1회용 승차권 구매도 카드로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9. 9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10. 10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9. 9'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3. 3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7. 7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5. 5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6. 6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7. 7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8. 8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9. 9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