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자본주의가 휩쓸고 간 자리, 소외된 삶의 기록들

부산 다큐 감독 박배일의 ‘사상’, 와이드앵글 경쟁 부문 선정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0-10-27 18:51:10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폭력적인 자본에 희생된 시민
- 억압적 가부장제 모습 그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투쟁을 다룬 ‘밀양아리랑’(2014), 생탁 노동자 파업기 ‘깨어난 침묵’(2016),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그린 ‘소성리’(2017) 등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을 세상에 알려온 부산 대표 다큐멘터리 감독 박배일(39). 그가 이번에는 부산 사상과 그곳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기록한 장편 다큐 ‘사상’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선정됐다. 2011년 ‘나비와 바다’ 이후 BIFF에 5번째 초대된 박 감독을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장편 다큐멘터리 ‘사상’의 한 장면. BIFF 제공
“‘모래 위에 조성된 마을’이라는 뜻의 사상은 과거 낙동강을 중심으로 농업과 어업이 성행한 곳이에요. 이후에는 공업단지로서 지역 부흥을 이끌고, 관광업 성행에 발맞춰 공원에서 각종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현재는 4차 산업에 대비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 중이고요. 자본의 이동이 선명한 곳입니다. 자본이 휩쓸고 간 공간의 풍경,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어요.”

카메라는 두 가장을 따라간다. 첫 번째 가장 ‘성희’는 사상구 모라동을 터전으로 삼아 성실한 노동자로 살아왔지만 산업재해를 당한 후 점차 쇠잔해진다. 두 번째 가장 ‘수영’은 2016년 철탑 농성 당시 ‘부산의 용산 사태’라 불릴 정도로 치열했던 만덕5지구 재개발 현장에서 주민공동체 대표를 맡아 마을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성희도 수영도 결국에는 자신의 거처에서 밀려나가고, 영화는 이들의 고된 삶이 어디에 토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종국에는 자본이 무엇을 무너뜨리고 세우는지, 가부장제가 만든 우울한 현실의 모습은 무엇인지 기록하며, 어떤 삶과 공동체가 필요한지 고민해보자고 제안한다.

   
제25회 BIFF 와이드앵글 진출작 ‘사상’을 연출한 박배일 감독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원준 프리랜서
박 감독은 “한 마디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생각을 담은 작품이다. 자본은 노동을 지우고 공동체를 없애면서 건물을 부수고 짓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억압적이고 경쟁적인 가부장제는 자본이 이 같은 방식을 이어가도록 부추긴다. 이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실 ‘성희’는 박 감독의 아버지다. 한 번도 사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그가 드디어 자전적 작품을 완성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사적 다큐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아버지의 자기 소개는 5분 안에 끝난다”고 웃으며 “언제나 폭력적인 자본주의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해왔다. 이 작품 역시 앞선 작품들의 연장선이다. 아버지에게서 관련된 면면을 발견해 영화로 풀어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상’은 9년 만에 탄생했다. 중간 중간 시의성 있는 사건을 다룬 영화를 하게 되면서 완성이 늦어졌다. 하지만 그동안 세상을 보는 박 감독의 눈이 달라졌고 영화도 그만큼 깊어졌다. “언제나 차기작이 뭐냐고 물으면 ‘사상’이었다. 그러나 밀양처럼 제가 당장 머물러야 할 자리가 계속 생기면서 완성이 미뤄졌다. 이전 작품에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연대를 끌어낼까 고민했는데, 이 영화는 다르다. 세상을 진단하고 이를 바라보는 방식을 고백하면서 같이 사유하자고 대화를 거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9년 동안 만든 작품인 만큼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 다른 영화제에서도 상영하고 자체 상영회도 열 계획”이라며 ‘사상’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김민정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4. 4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5. 5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6. 6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7. 7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8. 8‘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9. 9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10. 10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3. 3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4. 4[속보] 민주, '신천지 당원 가입 정황' 공식 확인
  5. 5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6. 6“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7. 7강경화 “한미 정보공유 제한, 풀기 어려운 현안…백악관 소통도 한계”
  8. 8강경화 "北 지뢰사건,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니다"
  9. 9이 대통령 “국가 간 이견 있기 마련…중요한 것은 국익”
  10. 10北,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확인…“기술 갱신 성과 확인 위한 발사”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3. 3부산~마닐라 하늘길 넓어진다…‘부산앓이’ 필리핀에도
  4. 4“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5. 5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6. 6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7. 7코스피 급락…2달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8. 8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9. 9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10. 10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5. 5“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임은정 공개 비판,부적절 행위”
  9. 9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10. 10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3. 3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4. 4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5. 5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6. 6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7. 7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8. 8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9. 9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10. 10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지은- little talk-Venice
김지효-우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3일 (음 9월 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2일 (음 9월 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