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시인의 이름 딴 상 받아 영광
- 생활서 우러나온 시 공감 받아
- 전업작가로서의 삶에 큰 원동력
“멋진 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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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집 ‘하느님의 빨랫줄’로 수상한 구옥순 아동문학가. 전민철 기자 |
최계락문학상을 받은 구옥순 동시인은 그 소감을 짜릿한 한마디로 표현했다.
“최계락 시인은 저처럼 동시 쓰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 문인이잖아요. 특히 저는 초등 교사 출신이라 교과서에 실린 그분의 시를 아이들에게 늘 읽혀 왔기 때문에, 그냥 문학상이 아닌 최 시인의 이름을 딴 상을 받았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의미입니다.”
구 시인은 또 “동시는 아이들이 읽는다는 것을 전제로 쓰는 시라 아름답고 화려하게 표현하기보다 진심을 담아 소박한 글을 쓰려고 많이 애쓰게 되는데, 최계락 시인의 작품은 쉬우면서도 꿈결같이 아름답다”며 “요즘 들어 나도 한 번쯤 ‘마냥 아름다운 동시’를 써 보고 싶다고 종종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생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구 시인은 자신의 거의 모든 시가 ‘생활’에서 나온 것에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추에 소금 뿌리는 이유’ 같은 작품을 보면 무슨 말인지 금방 알겠다. ‘-엄마, 배추에 소금을 왜 뿌려요?… 소금 켜켜이 뿌려 진한 눈물 흘리고 나면//살강살강 아삭아삭/부서지지 않고/포기포기 돌돌 감아/맛있는 김치가 된대’
“초등학교 교장으로 있을 때 매주 월요일 ‘교장 선생님 훈화말씀’을 동시로 대신 했어요. 아이들이 교장선생님의 긴 훈화 때문에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는데 이제 동시로 일주일을 시작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요구·불만사항이 있는 학부모와 대화할 때나 아이들 간 다툼을 중재할 때, 잘못한 아이를 훈계할 때도 직적접인 말을 쏟아붓기보다 누군가의 시를 인용해 할 말을 대신하곤 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훨씬 더 의미 전달력이 크고 감정을 다스리는 효과도 있어요.”
수상을 계기로 작품 활동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물었다. “교사와 시인을 병행한 시절이 끝나는 즈음에 최계락 문학상이라는 큰 선물을 받게 됐어요. 작품에 몰두하는 전업작가로서의 삶에 큰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예전보다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최계락 시인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고 그의 정신을 이을 수 있도록 열심히 작업하려고 합니다. 지켜보는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귀영 기자
※구옥순 시인 자선시(自選詩)
<통마늘의 기도>
미안해,
보기만 하면
톡톡 쏘아붙여서.
간장, 식초, 설탕 친구들과 함께
속바지 차림으로
우르르
유리병 속에 들어가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어.
한여름
더위에 지친 네게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위로 한마디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약력>
1957년 경북 군위 출생. 1981년 부산 MBC 신인문예상 동시 부문 당선으로 등단. 초등 교과서에 작품 ‘벌’ 게재. 부산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 등 수상. 동시집 ‘오른손과 왼손’‘꼬랑 꼬랑 꼬랑내’ ‘말의 온도’ ‘하느님의 빨랫줄’. 부산교육대학교를 나와 43년간 어린이들과 글쓰기를 했고, 광안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