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는 10년 전 나온 영화평론집 제목이다. 영화같은 현실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있다. 역사와 삶은 대하 드라마라는 말이 실감난다.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와 찰리 헤이든의 ‘시네마 천국 러브 테마’로 시작한 ‘논어와 음악’ 시리즈의 음악은 사랑에서 그리움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키워드는 삶에 대한 환희, 감사, 희망. 가요 팝송 재즈와 국악 그리고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인간의 희로애락을 공유하고자 함이다.
‘시네마 천국 러브 테마’가 현실과 영화 속에서 인간의 따뜻한 심성을 느끼게 한다면 메르세데스 소사의 ‘Todo Cambia’와 ‘Gracias A La Vida’는 삶의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희망의 메시지. 아르헨티나 국민가수이자 누에바 칸시온(라틴아메리카 정체성 찾는 문화공동)의 대모가 전하는 목소리의 울림이 남다르다.
이와 함께 밥 말리의 ‘Redemption Song’도 사연만큼이나 생명력이 길다. 그는 정치권이 극단적인 반목에 시달리던 자메이카에서 화해의 콘서트를 열고 당시 여야 수장의 악수라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법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법무·검찰 수장이 벌이는 진흙탕 싸움을 보며 더 새삼스러운 곡이다.
젊은 혼성 듀오인 여유와 설빈의 ‘생각은 자유’와 여성 듀오 J Rabbit의 ‘Happy Things’, 부산 출신 남성 3인조 아이씨밴드의 ‘바람’은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요즘 한참 인기를 모으는 21세기형 국악 그룹인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with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판소리 ‘수궁가’ 한 대목이 흥겨운 몸짓과 잘 어우러진다. 판소리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을 부른 김소희 명창과 어사 출또 대목을 부른 오정숙 명창의 목소리도 돋보인다. 김나니의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도 빼놓을 수 없을 터. ‘논어’를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은 현대 국악 개척자 황병기 선생이 만든 가야금 창작곡 ‘비단길’과 정대석의 거문고 산조의 감동은 또 어떤가.
시인과 촌장의 ‘나무’와 ‘때’가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이라면, MC스나이퍼의 ‘인생’과 양희은의 ‘인생의 선물’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잔잔한 여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