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구성·연출력 삼박자 갖춰
기자의 세계를 다루는 드라마가 자주 보인다. 실제 사건사고를 현장에서 밀접하게 다루는 기자들은 경찰과 변호사와 함께 드라마·영화의 단골로 등장하는 직업군이다. 지금 방영하는 JTBC ‘허쉬’와 SBS ‘날아라 개천용’의 주인공도 기자다. 이 드라마들은 실화나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긴장감 있는 구성·연출력으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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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허쉬’의 황정민. 키이스트·JTBC스튜디오 제공 |
‘허쉬’는 “펜은 밥보다 강하다”고 외치는 생계형 기자들이 어두운 진실에 근접하며 저널리스트로 거듭나는 모습을 담았다. 8년 만에 TV에 복귀하는 황정민은 신문기자 12년 차로 진실에 침묵하고 현실과 타협하는 월급쟁이 기자를 연기한다. 그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제목만 그럴듯하게 뽑아 조회 수를 늘리던 ‘기레기’에서 인턴 경수진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통해 팩트와 진실을 보도하려는 저널리스트로 거듭나게 된다. ‘허쉬’는 실제로 문화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정진영 작가의 소설 ‘침묵주의보’를 원작으로 해 묵직한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날아라 개천용’은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등의 재심 사건을 기록한 ‘지연된 정의’의 저자 박삼수 기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박 기자는 오마이뉴스에서 자리를 옮겨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대표로 재직 중이며 ‘날아라 개천용’의 원고를 직접 썼다.
‘날아라 개천용’에서는 진실을 보도하고 싶지만 막막한 생계 앞에서 생계를 걱정하는 현실형 저널리스트(배성우)가 등장한다. 드라마 주인공인 기자와 변호사, 전직 형사가 실존 인물이라는 점에서 리얼함과 감동을 전했지만 최근 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며 3주간의 결방을 거쳐 내년 1월 방송이 재개될 예정이다. 배성우 대신 배우 정우성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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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피노키오’의 박신혜. |
영화·드라마마다 꼭 한 명씩 등장하는 기자는 그 캐릭터의 유형도 다양하다. SBS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박신혜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 때문에 진실만을 보도하는 ‘무조건 직진형’ 기자를, 백윤식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여론을 움직여 권력과 결탁하는 권언유착형 기자의 전형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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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부자들’의 백윤식. |
박종철 사건과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영화 ‘1987’ ‘택시운전사’는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지사적 기자를, SBS 드라마 ‘빅이슈’는 파파라치 기자를 소재로 했다.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 박보영은 어떻게든 기사거리를 찾으려는 짠내 나는 연예부 햇병아리 수습기자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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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987’의 이희준. |
지사형 아니면 권력아부형으로 단순했던 기자 캐릭터는 요즘 실제 기자들도 감탄할 만큼 현실적이고 치밀해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전문직을 리얼하게 그리는 추세다. 옛날과 달리 시청자가 대충 그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숨겨진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민간인이기도 한 기자는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시키기 좋은 직업”이라며 “정의로운 모습을 찾아나가는 홍길동의 영웅담 같은 유형부터 생계를 고민하는 월급쟁이의 면모까지 그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김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