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약 100년 간 발표된 우리나라 가요의 노랫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부산시립박물관은 국립한글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를 내년 1월 1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상반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개최된 같은 전시의 순회행사로 대중가요 음반이나 가수가 아닌 대중가요의 가사를 처음으로 조명했다.
이번 전시는 약 100년 간 우리나라 대중가요 역사 안에서 대중의 삶과 함께 해온 노랫말의 발자취와 거기에 담긴 의미, 가치를 소개한다. 노래 가사지와 대중가요 음반, 노래책, 축음기, 라디오 등 관련자료 213건 23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이 풍진 세상의 노랫말 ▷전쟁의 상처를 치유한 노랫말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담아낸 노랫말 ▷열린 세상, 열린 노랫말 ▷미디어 아트 ‘노랫말로 쓰는 사랑의 여정’으로 구성된다.
1장 ‘이 풍진 세상의 노랫말’에서는 1929년 최초의 대중가요 ‘낙화유수’를 비롯해 1920년대~1945년 일제강점기에 유행했던 노랫말을 소개한다. 나라를 빼앗기고 우리말과 글을 마음대로 쓸 수 없던 억압 아래 은유적 표현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시적인 가사가 유행했다. 또 서구 문화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보여주는 가사도 인기가 있었다.
2장 ‘전쟁의 상처를 치유한 노랫말’에서는 6·25전쟁 전후 시기인 1945년~1950년대의 가사를 다룬다. ‘이별의 부산정거장’ ‘단장의 미아리 고개’ 등 전쟁과 피난과 관련된 소재가 많았다. 전후에는 미 8군의 쇼 무대를 통해 들어온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슈샤인 보이’ ‘애리조나 카우보이’ ‘늴리리 맘보’ 등이 인기를 끌었다.
3장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담아낸 노랫말’은 1960년~1980년대로 전후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주도의 경제개발운동이 본격화돼 홍보와 대중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잘 살아 보세’ ‘저축의 노래’ 등 계몽적 노랫말이 보급됐다.
4장 ‘열린 세상, 열린 노랫말’에선 1990년대까지의 가사가 전시된다. 대중문화가 적극적으로 개방되면서 노래방과 가요 프로그램이 대유행해 음악에 영상을 결합한 뮤직 비디오가 크게 늘어난다. 듣기만 하는 노래에서 보기도 하는 노래로 바뀌었고, 박자와 음률을 돋보이게 하는 소위 후크송이 등장한다. 특히 2000년 대 이후 한류와 K팝 세계화로 노랫말에 외국어가 아주 많아지고 대중이 겪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공감하는 가사들이 많아졌다.
‘노랫말로 쓰는 사랑의 여정’에서는 사랑노래 19곡의 가사로 섞어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해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박물관 홈페이지의 온라인 전시실을 통해 이뤄진다.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