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왔던 당선소식은 한동안 저를 멍하게 했습니다. 실감은 한 템포 뒤에 오는가봅니다. 오랫동안 시를 가까이 해오다가 5년 전 우연한 계기로 시조를 쓰는 교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귀 너머로 듣고 배운 우리 민족문학, 시조의 매력은 아직까지 저를 설레게 합니다. 고등학교문학교사로 정년퇴임을 할 때까지 아이들 지도에는 별 막힘이 없었는데 정작, 스스로 신춘이란 문을 열고자하니 이루 말 할 수 없이 막막했습니다. 먼저 기라성 같은, 선생님들 작품을 읽으며 호흡을 익히고 보법을 가늠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젊은 시대감각을 익히고자 애썼습니다. 그렇게 두해가 지날 무렵, 개인적인 큰일을 겪느라 급격한 시력저하로 위기가 왔습니다. 그럴수록 마음을 추스르며 기도했습니다. 그 중 한 톨에서 이렇게 뿌리가 내릴 줄은, 늦은 나이여서 노심초사하던 내 텃밭에도 꽃이 필 줄은!
지난 한해 바이러스의 전쟁 속에 정치도 경제도 목소리가 갈라지고, 우리 모두는 경계의 눈초리로 살아왔습니다. 자꾸 격상되는 코로나의 단계 없이 덮어 쓴 마스크를 벗어놓고 나 이런 사람이요, 하며 맨입으로 다닐 수 있기를 꿈꿉니다. 신춘을 준비하는 내내 지극히 평범한 지난날의 일상이 큰 축복인 것을 소중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제신문사와 심사위원 선생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첫 열매의 감사를 올립니다. 곁에서 마음 함께 해주셨던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하며 시조단의 문을 열었으니 처음을 마음을 잃지 않고 한 걸음씩 내딛겠습니다.
▶약력=1953년 충북 영동출생. 연세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 석사졸업. 한세대신학대학원, 목회학과졸업. 서울 양재고등학교 문학교사로 정년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