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나무의 잎이 마르며 시름시름 앓았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엄마가 보시더니 한마디 하셨다. 왜 아끼고, 보듬어 주지 않았냐고. 등짝을 맞은 듯했다. 마른 잎을 자르고 물이 잘 스며들게 화분갈이를 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며칠을 기다렸다. 연둣빛 잎사귀 하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글을 쓴다고 막상 책상에 앉아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내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마다 글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만 갔다. 잎이 돋은 나무를 보며 글을 아끼고 보듬은 시간이 얼마였는지 되돌아봤다. 새잎을 돋게 할 만큼 정성을 들였던가. 하루에 한 번은 봐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선생님. 매일 밥을 먹듯이 글은 써야 한다며 게으른 제자를 부드럽게 타이르셨다. 이것이 아끼고 보듬는 자세일 것이다. 내 글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를 염원하며 오늘도 치자나무에 물을 준다.
교통사고를 당하셨지만 불굴의 의지로 회복하신 김영웅 엄마, 믿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나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는 이정훈, 네가 내 동생이어서 기분이 좋다. 내 영혼의 동반자 이경욱,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제 기쁜 목소리 들리시죠?
갈 길을 몰라 휘청거리던 제게 지지대가 되어주신 장창호 선생님, 글 잘 쓰고 있냐고 물어주시던 동리목월의 이채형 선생님 고맙습니다. 스터디 문우들, 당신들이 있어서 제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습니다.
제 손을 잡아주신 조갑상 선생님, 함정임 선생님, 이미욱 선생님, 강희철 선생님과 국제신문에 감사합니다.
▶약력=1972년 울산 출생. 한국소설 2019년 60회 신인상 물고기 비늘 당선. 21세기 소설가 협회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