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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 관광…예술로 리디자인 <1> 예술공간, 도시 변화의 중심이 되다

사막 한복판 루브르·구겐하임… 중동의 ‘예술 오아시스’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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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장·건축가 등 프랜차이즈화
- ‘루브르 아부다비’ 장 누벨 설계
- ‘구겐하임 아부다비’는 건립 중

- ‘사막의 장미’ 카타르 국립박물관
- 316개 디스크 맞물린 외관 독특
- ‘퐁피두 메스’ 동서양 이종교배

- 러 마린스키 극장 등 극동에 분관
- 한중일 프라이빗 여행객들 노려
- 부산, 해외사례 타산지석 삼아야

2017년 11월 11일 ‘루브르 아부다비’가 개관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인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도심 근처 사디야트(Saadiyat)섬 2만4000㎡ 터에 들어선 것이다. 절정의 스타 건축가 장 누벨이 이 박물관을 설계했다.
   
스타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지은 카타르 국립박물관이 2019년 3월 문을 열어 큰 관심을 끌었다.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 제공
중동 최대이자 중동의 첫 전 세계 차원(universal) 박물관이어서 아랍 문명권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고흐의 ‘자화상’,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밀라노 귀족 부인의 초상’부터 로마·인도·중국·기독교 유산, 그리고 신라 유물까지 볼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아부다비 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당시 이 소식을 전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보고서는 “UAE 정부는 30년 6개월간 루브르 박물관 브랜드 사용과 소장품 대여, 프랑스 측 전문가 파견 등을 조건으로 9억7400만 유로(약 1조2584억 원)를 지불하기로 프랑스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루브르 ‘이름값’인 셈이다. KOTRA 보고서는 “UAE 정부는 사디야트 문화관광특구 안에 자이드 국립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해양박물관, 예술공연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막의 장미’가 보여주는 것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 시게루 반이 설계한 퐁피두 메스이다. 외관이 일본 전통 신사나 사찰의 처마 선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 제공
여기서 ‘구겐하임’이 튀어나온다. 뉴욕에 ‘본부’가 있고, 쇠락한 스페인 도시 빌바오를 단숨에 세계 명소로 수직 상승시킨 바로 그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현재 ‘구겐하임 아부다비’는 건립 중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애초 준공 목표 연도는 2017년이었는데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구겐하임 아부다비 설계를 맡은 이는 구겐하임 빌바오를 만든, 스타 건축가 프랭크 게리다. 유튜브에서 구겐하임 아부다비 설계 핵심을 설명하는 게리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다시, 루브르 아부다비 설계자 장 누벨로 가보자. 카타르 국립박물관이 2019년 3월 27일 도하에 개관했다. ‘사막의 장미’라는 별칭을 가진 이 박물관은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장 누벨 설계’라는 점이 가장 컸다. 배윤경 건축가가 ‘HMG(현대자동차그룹) 저널’에 실은 글 ‘아주 인문학적인 건축 탐방기-사막에 핀 장미, 카타르 국립박물관’을 보면 “장 누벨은 파리의 아랍월드인스티튜트, 카르티에 재단, 바르셀로나의 아그바르 타워, 카타르의 도하 타워, 필하모니 드 파리, 한국 한남동 리움 갤러리 등을 설계했다.” 배윤경 건축가는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16개 크고 작은 디스크(원형 판)가 맞물린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현대건설이 2011년 말 공사를 시작해 무려 10년에 걸쳐 완공했다”고 소개했다.

■‘예술공간’은 여전히 급변 중

   
카타르 국립박물관의 인기 기념품인 ‘사막의 장미(Desert Rose)’. 사막에서 형성된 광물 결정체이다.
부산문화회관 근처에서 ‘더 클래식’ ‘더 뮤지컬’ 등의 공간을 운영하는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는 “이것이 지난해 2월 제가 카타르 국립박물관 뮤지엄숍에서 사온 ‘데저트 로즈(Desert Rose·사막의 장미)’라는 기념품”이라고 말하며 내보였다. ‘사막의 장미’는 장미꽃이 아니라 카타르 사막에서 형성된 아름다운 광물 결정체를 말한다. “이런 기념품은 꼭 사 오고 싶어져요.” 그가 덧붙였다.

이상훈 대표는 세계를 다니는 예술여행(공연장·미술관·박물관·예술축제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이다. “2009년부터 11년 동안 누적으로 세계 1280 곳(방문한 도시만 따진다면 700여 곳)을 탐방했고, 1년 평균 해외에서 공연을 150회 정도 본다.” 유럽 모든 나라를 방문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베를린필하모니아 공연장은 340번쯤 갔다고 한다. 아주 소수의 참가자를 안내해 세계 예술현장을 다니는 프라이빗 투어 비중이 크다. 2020년 ‘현대도시의 공연장과 랜드마크: 앨브필하모니를 중심으로’ 논문으로 부산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같은 대학 박사 과정에 다닌다.

“11년간 세계 예술 현장을 다니며 느낀 점이 많았다”며 이상훈 대표는 우선 두 개를 꼽았다. “▷세계 많은 도시는 여전히 급변하는데, 예술공간은 여전히 그 중심에 있다 ▷유명한 예술공간(공연장·미술관·박물관)과 건축가가 ‘프랜차이즈화’되는 흐름이 있다.”

■앗! 이것은 일본의 처마?

프랑스 파리 현대 미술관 퐁피두센터(렌조 피아노 설계)도 그렇다. “스페인 말라가(피카소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고향이다)의 ‘퐁피두 말라가’는 프로젝트형으로 볼 수 있어 일단 논외로 한다면, 프랑스 국경 도시 메스(Metz)에 들어선 ‘퐁피두 메스’는 참고가 됩니다.” 그는 퐁피두 메스 건물을 직접 찍은 사진을 TV 화면에 띄우며 물었다. “저 하얀 건물에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곡선, 부드러움, 설경…. 여러 이미지가 생각나다 문득 “아! 일본 신사와 사찰의 처마 선(線)”하고 내뱉었다.

프랑스 정부는 퐁피두 메스를 짓고자 국제 설계 공모를 했고, 일본 출신 건축가 시게루 반이 뽑혔다. 시게루 반이 일본 전통 미감을 참조했다고 밝혔는지 알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그것이 반영된 것은 분명해 보였다. “프랑스 정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끊임없이 ‘이종교배’하면서 새 요소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추구하니까요.” 그가 덧붙였다.

광활한 러시아 동쪽 끝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에르미타주 미술관 분관과 마린스키 극장 분관(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무대)이 생겼다. 둘 다 러시아가 세계에 대놓고 자랑하는 최상급 예술문화 자산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에르미타주 분관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본관의 최고 컬렉션을 포함하는 순회 전시가 열린다. 마린스키 극장 분관에서는 발레리 게리기예프 지휘의 연주와 세계 최정상급 마린스키 발레단 공연이 열린다.

■러시아는 왜? 중국은 언제?

그가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최고 수준 공연·전시를 보러 한국 관광객이 가지 않을까요? 저라면 가죠.” 한국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로 2시간이다. 세계 예술문화 주류가 아닌 중동도 같다. 유럽 여행 가는 한·중·일 관광객이 아부다비에 잠깐 들러 박물관·미술관을 구경하고 가는 스톱오버(stopover) 여행상품이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나가면, 세계 예술공간의 프랜차이즈화 현상이 중국 각 도시로 파고들 것은 분명하다. 이상훈 대표가 말했다. “마을에 대형 마트가 들어오는 기분이랄까요? 저는 이런 세계의 흐름을 보면서 ‘한국은? 부산은?’ 하고 질문했죠. 좀 무서워졌습니다.”

부산과 이들 도시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해도, 세계 흐름을 알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질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부산은? 우리에게 맞는 길은?

조봉권 선임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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