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지막 날,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 레이블즈는 언택트(비대면) 공연을 펼쳤다. 방탄소년단의 연말 언택트 공연 ‘뉴이어 이브 라이브: We are Connected’ 는 기획 당시 많은 우려를 낳았다. 고(故) 신해철과 협연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과 신해철이 무슨 접점이 있는가’ 비판이 많았다. ‘마왕’이란 이름으로 기억되는 2000년대 최고 가수가 자기 뜻과 상관없이 후배들 무대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리라.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그런 논의는 더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신해철에 대한 헌정 공연은 후배 음악인의 최고 찬사이자, 최고 무대다. 세상을 떠난 지 6년, ‘니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를 부르며 까마득히 어린 후배 가수들과 함께 신해철은 인공지능(AI) 기술인 홀로그램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를 위로했을까, 그런 상상을 했다.
신해철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헌정 무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JTBC ‘히든싱어 4-신해철 편’에서 1주기를 맞아 그와 숨소리, 습관조차 흡사한 모창 능력자를 찾아내 추모 방송을 했다. ‘투유프로젝트 슈가맨’에서는 이현섭 윤도현 남궁연 등 친분 있는 뮤지션들이 그가 지킨 음악적 소신과 인간적 매력을 추억했다.
국민 응원가가 된 ‘그대에게’를 넘어 1990년대 초 학번 X세대에게 청춘의 각인처럼 남은 ‘나에게 쓰는 편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그리고 그룹 넥스트 시절 부른 ‘날아라 병아리’로 위로와 치유의 서사를 썼던 신해철. 인기에 영합해 청춘 스타로 말랑한 음악을 해도 됐을 시기에 그는 늘 고민했고 비주류, 밴드를 고집하며 사회 비판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꿈을 찾아 성찰하고, ‘민물장어의 꿈’ 가사처럼 자존심 하나는 남겨둔 채 강자에겐 독설을, 불안과 혼돈 시대를 사는 약자와 대중에겐 위로를 건넸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소신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뮤지션. 2021년, 우리가 신해철을 다시 만날 방법을 고민해본다. 그가 있었다면 아마 “됐고, 후배들이랑 노래나 한번 신나게 부르겠다”고 했을 거다. 그가 그립다.
장은진 동서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