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OTT) 시장이 커지면서 드라마 업계 판도도 급변한다. 대표 주자인 넷플릭스는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자로, 한국 유료 가입자 수를 800만 명까지 늘렸다. 드라마 외주 제작사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슈퍼 갑’ 위치에 있던 까다로운 지상파와 결별하고 코드만 맞으면 높은 제작비를 지원하는 넷플릭스행 열차로 갈아탄 지 오래다.
넷플릭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지원을 논의 중인 PD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넷플릭스가 원하는 건 간단하다. ‘글로벌한 소재일 것, 거기에 한국 정서가 녹아 있으면 Very Good ~’. 조선 좀비 서사 ‘킹덤’에 회당 23억 원, 낡은 아파트 안에서 괴물과 사투하는 ‘스위트 홈’에 회당 30억 원, 전체 500억 원 가까이 투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서양 좀비·뱀파이어를 능가하는, 아시아인이 열광할 요괴·몬스터 얘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소재를 다양하게 구현해내는 웹툰과 웹소설 지식재산권에 제작자가 몰려든다.
드라마 제작사와 OTT 시장이 웹툰과 웹소설 원작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신선한 소재다. 2020년 상반기의 ‘이태원 클라쓰’는 한국 드라마에 별 관심 없던 일본 중년 남성들을 한국판 ‘청춘의 복수극’으로 끌어들였다. ‘스위트 홈’은 세계 11개국 스트리밍 1위를 기록하며 K-몬스터의 위력을 보였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11%라는 개국 이래 최고의 경이로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말미에 작가 교체로 잡음은 있었지만, 안정된 연기와 특수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잘 구현됐고, 악귀 사냥꾼인 카운터, 이승과 저승의 기운인 ‘융의 땅’ 개념 등이 잘 묘사돼 시즌 2가 기대된다.
드라마 흥행 세 요소는 대본·배우(캐스팅)·연출이다.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축이 무너진다. 인기 웹툰은 원작 퀄리티가 검증된 1차 저작물이어서 드라마화할 경우 대중 인지도에서 유리하다. 탄탄한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스위트 홈’과 ‘경이로운 소문’을 제작한 ‘스튜디오 드래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해외 반응도 폭발적이고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도 상위권이다. 이어지는 한국 드라마 낭보로 기쁜 날들이다.
동서대 외래교수·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