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내 직영점 약 35% 폐점 예정
- 대기업이라 임대료 지원 못 받아
- 좌석 간 띄우기·21시 영업제한 등
- 현실 고려 않은 방역수칙 아쉬움
- 공연 게임 등 대안콘텐츠 발굴
- “화제작 개봉해야 관객 이어져”
- 올해 ‘영웅’ 등 기대작 개봉대기
- 코로나로 OTT가 대체재된 현실
- “극장 갈 때 설렘은 여전히 유효”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설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영화계의 시름은 깊다. 코로나19로 2019년 대비 지난해 극장 매출액이 73.3%, 관객 수 1억5000만 명 정도가 줄어들었으며, 올해에도 그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극장들은 지난 1월 중순에는 1일 관객 수 1만 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나마 최근 애니메이션 ‘소울’과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선전을 하며 관객 수가 늘었고, 2월부터 좌석 띄어앉기에서 일행 간 띄어앉기로 조금 완화돼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밤 9시까지 모든 상영을 마치고 문을 닫아야 하는 제한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이하 CGV)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얼마나 손실을 봤고, 앞으로 어떻게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갈까? CGV를 대표해 각종 영화 정책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하는 ‘포스트코로나 영화정책추진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성진 전략지원담당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이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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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CGV를 대표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하는 ‘포스트코로나 영화정책추진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성진 전략지원담당. 김정록 기자 |
지난해 극장가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조 담당은 지난 1년을 돌아봐달라는 말에 한숨부터 쉬었다. “CGV가 지난해 3분기까지 3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봤다. 지난해 1월 31일에 성신여대점에 확진자가 다녀갔을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상반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그런데 지금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 관객 수는 급감한 반면 건물 임대료나 여타 경상비는 그대로 지출되고 있었기 때문에 CGV는 지난해 10월 19일 ‘3년 내에 110개 전국 직영점 중 35~40개를 줄인다’고 발표했으며, 실제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 금남로 등 총 7개 지점을 영업 중지했다. “경상비에서 임대료 비중이 크다. 코로나19로 관객이 줄었음에도 임대료는 그대로다. 정부가 임대료를 줄여주는 구조를 짜줘야 하는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것 같다.” 극장이 무너지면 영화산업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극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말은 다른 영화 단체에서도 나오고 있다.
CGV의 경우 해외 사업도 활발하게 벌여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및 아시아에 CGV 지점을 설립했으며, 4DX나 스크린X 등의 특별관을 수출하며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 또한 적자 폭이 컸다. “알다시피 미국, 터키 등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극장 영업을 할 수 없다. 또한 4DX 스크린X를 해외에 설치하거나 콘텐츠를 수출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나마 중국과 베트남의 극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 다행이지만 이 또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극장이 해결해야 할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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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1년째 극장 관객 수는 대폭 감소했다. CGV 용산은 CJ CGV를 대표하는 극장임에도 평일에는 한산했다. 김정록 기자 |
코로나19 시대에 극장은 두 가지의 큰 난제를 풀어야 한다. 먼저 관객이 갖고 있는 극장의 밀폐성과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다. “한 번이라도 극장을 다녀가면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느끼고 그만큼 안심도는 높아진다. 그래서 지난 1년간 극장을 다녀간 관객이 느끼는 극장에 대한 두려움에 변화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극장은 그 어느 장소보다 철저하게 방역 관리를 하고 있고, 전자출입명부, 띄어앉기, 방문자 체온 검사 등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 코로나19 전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극장들은 정부의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데, 조 담당은 그중에 좀 아쉬운 부분도 토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좌석 간 띄어앉기를 했다. 연인 부부 친구 관객이나 아이를 동반한 관객의 경우 띄어 앉는 것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극장 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단편적인 생각인 듯하다.” 좌석 간 띄어앉기는 극장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공연계에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밤 9시까지 상영을 마치고 극장을 닫아야 하는 규정도 아쉽다. 코로나19 이전에 보면 저녁 회차에 오는 관객이 30% 이상이었다. 밤 9시 이전에 폐점을 하려면 오후 6시에는 마지막 회차 상영을 시작해야 한다. 한 마디로 저녁 회차 관객이 다 빠진 것이다. 밤 9시 영업 제한은 극장에게 큰 타격이다.” 이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극장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이미 극장 아르바이트생들의 숫자가 대폭 감소하기도 했지만 오후 6시에 관객을 입장시킨 뒤 퇴근하기 때문에 급여가 확 줄어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극장이 풀어야 할 숙제 중 또 하나는 콘텐츠 수급 문제다. 지난해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나 현재 상영 중인 ‘소울’처럼 볼만한 영화가 개봉하면 관객은 극장을 찾는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한국 영화들이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서복’ 등은 개봉 연기를 반복하다 아직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고, ‘승리호’는 넷플릭스행을 선택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언제 정상화될지 여전히 묘연하다. “꾸준히 화제작이 개봉돼야 관객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모두 안다. 하지만 배급사에게 손해를 보면서 개봉을 무조건 하라고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찾은 것이 대안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다. 클래식 K-팝 뮤지컬 공연이나 온라인 게임, 스포츠 등을 상영하거나 중계하는 것인데, 이런 다양한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넘어야 할 산, 그리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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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호흡을 맞춰 2021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비상선언’ 포스터. 쇼박스 제공 |
코로나19 이전부터 극장과 OTT의 경쟁은 예상됐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경쟁 수위는 높아졌고, 현재는 OTT가 극장의 보완재 혹은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다. “극장은 영화를 보는 것 외의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극장에 간다고 할 때 갖게 되는 설렘이나 집단 축제의 느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대작들이 극장에서 개봉하면 관객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영화인들이 많다. 조 담당은 다만 OTT와의 협업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담당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영화발전기금은 코로나19로 붕괴되는 영화산업에 포커싱을 맞춰 과감하게 전용해서 쓰여야 한다. 지난해 정부의 극장 관람 할인 쿠폰은 효과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했다. 그 비용을 개봉 지원을 하거나 부금 인센티브 등으로 돌려 영화인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이와 함께 최근 취임한 영화진흥위원회 김영진 위원장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선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해 주셨으면 하고, 영진위가 영화계 소통의 중심이 돼서 화합의 구심점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올해도 극장을 포함한 영화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영화 라인업이 풍부하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개봉 연기된 작품을 포함해 ‘영웅’ ‘비상선언’ ‘모가디슈’ 등 코로나19 상황만 나아지면 출격할 수 있는 한국 영화 기대작이 많다. 그런데 올해보다는 2, 3년 후가 문제다. 중장기적으로는 파이프라인이 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 담당은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모두가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보는 일상의 기쁨을 느끼길 바라는 염원을 마지막에 덧붙였다.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