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50> 우리 인생의 드라마 ① HLKZ-TV ‘천국의 문’

한국 최초 드라마는 ‘판타지’였다

  • 장은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3-03 19:50:2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장은진의 판타스틱 TV’에서 매주 목요일 ‘우리 인생의 드라마’라는 제목으로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한국 첫 방송국 HLKZ-TV가 1956년 개국한 뒤 방송된 15분 길이의 한국 최초 드라마 ‘천국의 문’부터 2021년 현재 방영 중인 SBS ‘펜트하우스’까지, 그 70년 역사를 돌아보는 작업은 수월치 않겠지만,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궤적을 훑어보는 자기 민족지적(Auto-ethnography) 수행이면서 우리 삶을 기록하는 또 다른 아카이브 작업이 될 것이다.

드라마 ‘천국의 문’은 도둑 두 명이 죽어 천국의 문 앞에서 만나 인생을 돌아본다는, 파격적이고 환상성 강한 내용이다. 김환표는 ‘TV 드라마, 현대사를 말하다’에서 첫 방송 날 세트 배경을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케이블을 몸에 감아 카메라를 움직이며 1인 3역을 한 스태프들 모습을 전한다. 또한 대본을 손으로 써서 연출한 최창봉 PD와 천국을 상징하는 구름 장면을 통해 최초 특수효과까지 만들어낸 감회를 생생히 묘사했다. 오명환은 첫 드라마로 ‘천국의 문’이 선택된 것에 대해 등장인물이 많은 복잡한 작품보다 간결하고 예술성이 있으며 한국 정서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3년 뒤 서울 종로구 관철동 296, 속칭 종로방송국으로 불리던 HLKZ-TV는 전기 과열에 따른 화재로 밤 사이 소실되면서 1961년 KBS에 채널 9번 운영권을 뺏기고 5년의 짧은 역사를 남긴 채 사라진다. 그 첫 드라마가 사후세계 판타지였다는 사실은 드라마의 속성이 인간 탐구이자 현실세계 반영인 점을 넘어 당시 한국 사회가 갈구한 욕망을 보여준다. 좀도둑이 횡행했던 당시 한국 사회를 결국 ‘착하게 살자’는 권선징악 정서로 계몽하고, 국가 재건 희망을 TV 드라마라는 서구 매개물을 통해 표출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리더가 된 1950년대 그들이 꿈꾼 유토피아에 대한 염원이 우리 첫 번째 드라마 안에 고스란히 내재한 셈이다.

이미 70여 년 전 TV는 후대에 벌어질 범세계적 판타지 유행을 예견한 걸까. 2021년 TV 속에서도 이 땅의 한 맺힌 영혼들의 해원(解冤) 서사가 지배한다. 우리 드라마 역사가 판타지로 시작됐다는 점은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변화를 통찰할 계기를 준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3. 3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8. 8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9. 9"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0. 10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