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리뷰] ‘메모리’ 한국어 제창 때 가장 큰 박수…그리자벨라 독창엔 전율

뮤지컬 ‘캣츠’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1-03-07 19:45:42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탄생 40주년, 부산 개막공연
- 고양이 분장·몸짓 재미 더해

뮤지컬 ‘캣츠’의 명성은 이 작품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가장 유명한 넘버인 ‘메모리’ 한 구절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고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로 무대가 채워진다는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이미 10년 전쯤 본 작품이지만 언제든 다시 볼 만하다는 기대감으로 지난 5일 시작해 다음 달 4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열리는 캣츠 탄생 40주년 내한공연의 개막공연을 찾았다.
다음 달 4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오리지널 캐스팅 뮤지컬 ‘캣츠’. 드림씨어터 제공
도시 뒷골목의 쓰레기장을 배경으로 한 만큼 낡은 옷 더미, 폐타이어, 고장나 버려진 오븐, 하수구 파이프 등으로 꾸며진 무대가 아기자기하다. 공연장 특유의 매캐한 스모그 냄새까지 반가웠다. 제목에 어울리게 등장부터 고양이스러웠다. 하수구 파이프에서 미끄러지듯 기어 나오거나 버려진 물건 속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실제 고양이를 떠올리게 했다. 배우들은 마치 발레 무용수처럼 가벼운 몸짓으로 점프나 턴을 소화해내며 고양이 특유의 탄성을 표현한다. 누군가의 말에 집중할 때도 고개를 살짝 비틀거나 귀를 흔들고 어깨를 움직여 고양이의 몸짓을 재현한다. 그리고 캐릭터에 맞춰 표현된 털의 질감이나 다양한 얼굴 분장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2막 시작에서 캣츠의 대표 넘버 메모리를 젤리클 고양이들이 다 함께 우리말로 부르는 대목에선 가장 큰 박수가 객석에서 터져 나왔다. 조금은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열심히 연습한 듯한 한글 가사의 메모리가 색달랐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감사의 표현처럼 보여 관객들이 더 좋아한 듯 했다.

캣츠에서 가장 기대하는 장면 중 하나인 그리자벨라의 넘버 메모리는 남달랐다. 한 때는 누구보다 매력적이었던 그리자벨라가 지금은 남루한 차림에 몸도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춤도 추지 못한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서 누가 다시 한번 천국으로 가서 새 생명을 얻을지 기다리는 가운데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부른다. 가사 “Touch me, it’s easy to leave me”의 클라이막스에서 성량이 폭발하는 대목에선 깜짝 놀랄 정도의 음량이 나와 압도됐다. 그리자벨라의 절박함이 전해져오는 장면에선 울림이 전해졌다.

캣츠는 넘버도 아름답지만 젤리클 캣으로 완전히 변한 배우들의 움직임과 분장을 보내는 재미가 무엇보다도 쏠쏠하다. 온 몸을 감싸는 타이츠를 입고 얼굴엔 고양이 같은 표정의 분장을 하고 귀와 털이 달린 가발을 썼는데도 이상해 보이기는커녕 고양이처럼 보이는 건 고양이의 몸짓을 잘 관찰해 표현해서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기예에 가까운 움직임과 춤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특히 맥커비티에서 납치됐던 올드 듀터로노미를 되돌려 놓고 꺼진 조명도 다 켜지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는 무대 전체를 사용하여 원을 그리고 크게 한 바퀴 점프하며 도는 ‘주떼 마나쥬’ 동작을 아주 가볍고 날쌔게 해내며 발레리노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올드 듀터로노미의 선택을 받아 폐타이어를 타고 하늘로 오르는 그리자벨라를 바라보며 캣츠는 마무리된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마침내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메시지와 메모리를 안고 공연장을 떠났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ej.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0. 10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7. 7“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