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리뷰] 살인마도, 그를 쫓는 경찰도 모두 괴물…오랜만에 만난 ‘웰메이드 스릴러’

jtbc 드라마 ‘괴물’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1-03-08 19:33:3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소도시 배경의 범죄 추리극
- 6화서 범인 대놓고 폭로하며
- 그 이후의 이야기 기대하게 해
- 주연배우 신하균 열연에 박수

jtbc 드라마 ‘괴물’의 주인공 이동식(신하균) 경사는 더는 누구도 살인마에게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이동식은 반장에게 말한다. “괴물을 잡으려면 괴물이 되는 수 밖에 없다”고. 그런데 회가 거듭될 수록 누가 괴물인지 곱씹게 된다. 범인이 아닌데도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범인으로 몰려 동네에서 멸시당하는 걸 꾸역꾸역 견뎌내며 범인을 추적하는 이동식이 괴물인지, 이동식이 범인이라는 확신으로 불법체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함정수사를 진행하는 한주원(여진구) 경위가 괴물인지, 자신의 출세길에 걸림돌이 될까 사건 담당 검사로부터 수사 자료를 빼돌리고 수사방향을 지시하는 고위경찰 한기환(최진호)이 괴물인지, 거기에 붙어서 아부하는 검사 권혁(박지훈)이 괴물인지,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는데 범죄자 취급을 하며 소금을 들이붓고 눈총을 보내는 소도시 시민들이 괴물인지. 어느 누구도 괴물이 아닐 수 없다.

jtbc 드라마 ‘괴물’의 한장면. jtbc 캡처
이 드라마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동네에 사는 이웃 모두를 의심스러워 보이게 하는 연출이다. 드라마의 배경인 문주시 만양은 “누가 뭘 하는지 누군가는 다 봐. 여기는 비밀이 없어”로 설명되는 작은 곳이다. 소도시 특유의 형님동생 하며 너나들이 하는 정서가 스릴러 장르에 더없이 어울린다. 서로 뱃속까지 다 아는 사이니까 어떤 나쁜 일이든 다 감춰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동식의 친구인 오지화(김신록) 강력계 팀장, 박정제(최대훈) 모두 동식이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그렇게 믿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그가 범인이 아닐까 의심한다. 동식은 그런 의심에 기름이라도 붓듯 “민정이는 돌아오지 않아. 시체도 못 찾아”라고 말한다. 마치 자신이 범인이라는 듯, 적어도 범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인 것처럼. 이미 동식은 괴물의 마음까지 읽어내는 괴물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6회에서는 갑자기 민정이 살해범이 바로 민정의 아버지인 슈퍼주인 강진묵(이규회)이라고 대놓고 폭로해 버린다. 진묵은 매일 달력에 그가 만난 사람들의 숫자를 기록하며 “머저리 같은 새끼들. 이래서 강민정 찾겠어? 어떡하니 아버지랑 영원히 살아야겠다”며 혼자 웃는다.

문제는 손가락을 제외한 민정의 사체가 없어 현재까지는 실종인 이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동식은 진묵과 한 공간에 있을 때마다 눈가 아래쪽이 빨갛게 물든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조차 힘들고 참을 수 없어보인다. 말을 더듬고 어눌하고 순진해만 보이는 진묵은 그런 척 할 뿐이다. 불쌍하고 몸이 불편하고 멍청한 척을 하며 용의선상에서 자신을 완벽히 제외시킨다. 그러고선 경찰 앞에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기색을 살피고 돌아서선 비웃기를 반복한다. 이 모든 것을 아는 동식은 그가 역겨워 미칠 지경이지만 분노를 꾹꾹 눌러 참는다.

마지막 장면, 동식은 참다 못해 실종된 민정의 휴대폰으로 문자를 진묵에게 보낸다. “아빠, 나 좀 꺼내줘”. 동식은 범인을 도발하며 그가 스스로 본색을 드러내기를 집요하게 기다린다. 신하균의 열연은 칭찬의 말이 모자랄 정도고 누구 하나 연기 구멍이 없는 데다 대본까지 치밀해 보는 내내 숨이 막힌다. 이 기세로 마지막까지 밀고나가기만 한다면 웰메이드 스릴러물로 박수받아 마땅하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치킨게임 내몰린 가덕 vs TK 신공항
  2. 2“마린시티·깡통시장…팔색조 부산 새 슬로건에 담아”
  3. 3시민공원 야외주차장 학교 서는데…만성 주차난 어찌할꼬
  4. 4수리조선 쇠퇴에 지역 휘청…젊은 일꾼 다 떠나 맥 끊길 판
  5. 5“10만 시민 인터뷰로 총선 공약 만들 것”
  6. 6아픈손가락 윤성빈, 롯데는 포기 안했다
  7. 7실내 마스크 27개월 만에 ‘의무’ 벗는다
  8. 8[뉴스 분석] 국민연금 2055년 고갈…더 걷는 데는 공감, 더 줄지는 격론
  9. 9“또 나오라”는 檢에 이재명 불응 시사…구속영장 청구 수순?
  10. 10일 터지고서야 ‘뒷북 간담회’…TK 눈치보는 부산 국힘의원
  1. 1치킨게임 내몰린 가덕 vs TK 신공항
  2. 2“10만 시민 인터뷰로 총선 공약 만들 것”
  3. 3“또 나오라”는 檢에 이재명 불응 시사…구속영장 청구 수순?
  4. 4일 터지고서야 ‘뒷북 간담회’…TK 눈치보는 부산 국힘의원
  5. 5당정 업고 TK공항 급부상…가덕 관문공항 지위 치명타
  6. 6"공공기관 비인기 실업팀 운영을"
  7. 7'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찬반 與 입장 오락가락
  8. 8이재명 12시간 반 만에 검찰 조사 마무리…진술서로 혐의 전면 부인
  9. 9조경태 "전 국민 대상 긴급 난방비 지원 추경 편성하라"
  10. 10대통령실,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제기 김의겸 고발 방침
  1. 1수영강 조망·브랜드 프리미엄…센텀권 주거형 오피스텔 각광
  2. 2난방비 충격 시작도 안 했다, 진짜 ‘폭탄’은 다음 달에(종합)
  3. 3'난방비 폭탄'에… 부산지역 방한용품 구매 급증
  4. 4난방비 폭탄에 방한용품 불티… 요금 절감 방법도 관심(종합)
  5. 5대저 공공주택지구 사업 본궤도… 국토부 지정 고시
  6. 6코스피 코스닥 새해들어 11% 상승
  7. 7국토부 “전세사기 가담 의심 공인중개사 용서하지 않겠다”
  8. 8미래에셋 등 서울 기업들 ‘엑스포 기부금’ 낸 까닭은
  9. 9겨울에 유독 힘든 취약계층…난방비 급증하는데 소득은↓
  10. 10아마존 핫템된 ‘떡볶이’…지역 146사 해외 온라인몰 안착
  1. 1“마린시티·깡통시장…팔색조 부산 새 슬로건에 담아”
  2. 2시민공원 야외주차장 학교 서는데…만성 주차난 어찌할꼬
  3. 3수리조선 쇠퇴에 지역 휘청…젊은 일꾼 다 떠나 맥 끊길 판
  4. 4실내 마스크 27개월 만에 ‘의무’ 벗는다
  5. 5[뉴스 분석] 국민연금 2055년 고갈…더 걷는 데는 공감, 더 줄지는 격론
  6. 6아시아드CC “복지기금 그만 줄래” 주민 “일방파기” 반발
  7. 7면세등유·비룟값·인건비 급등 ‘삼중고’…시설하우스 농가도 시름
  8. 8“가스 아끼려 난로 쓰다 전기료 3배” 취약층 생존비용 급증
  9. 9경찰·국정원, 북한 지령 받아 창원서 반정부 활동 ‘간첩단’ 4명 체포
  10. 10HJ重이 곧 영도…작년 말 6500억 일감 확보로 부활 기지개
  1. 1아픈손가락 윤성빈, 롯데는 포기 안했다
  2. 2또 신기록…‘빙속여제’ 김민선 폭풍 질주
  3. 343초 만에 ‘쾅’ 이재성 2경기 연속 벼락골
  4. 4의심받던 SON, 골로 증명한 클래스
  5. 5임성재 PGA 시즌 첫 ‘톱5’
  6. 6"공공기관 비인기 실업팀 운영을"
  7. 7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흥국생명 양강 체제
  8. 8벤투 감독 ‘전화찬스’…박지수 유럽파 수비수 됐다
  9. 9이적하고 싶은 이강인, 못 보낸다는 마요르카
  10. 10쿠바 WBC 대표팀, 사상 첫 ‘미국 망명선수’ 포함
우리은행
박선정 소장의 달리 인문여행
세상을 다 가졌던 여왕의 도시, 그 자체로 위대한 박물관
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리바이어던-토머스 홉스(1588~1679)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들 外
교묘한 디지털 성범죄 대처법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그림 세계 /주강식
방패연-낙동강·393 /서태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커넥트’ 미이케 타카시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교섭’의 임순례 감독
‘영웅’의 나문희·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작품 홍보 인터뷰도 못 나온다고요? 주연배우의 책임감 아쉽다
아바타2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아이맥스? 3D? 뭘로 즐길까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첼로 심준호, 일렉 기타처럼 파격 연주…부산시향과 협연 코로나 탓 미뤄졌죠”
20여 마리 고양이 화려한 몸짓과 완벽한 호흡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유랑의 달'…일본사회 ‘질서의식’ 바라보는 재일동포 감독의 시선
'젠틀맨' 강렬한 장르영화…차세대 감독의 발견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1월 3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1월 26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중국영화 ‘문맨’
RM의 첫 번째 정규앨범 ‘indigo’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1월 30일(음력 1월 9일)
오늘의 운세- 2023년 1월 26일(음력 1월 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탐욕 부리지 말고 자족하는 삶 살아야 한다는 김정국
설날 맞아 백성이 잘살기를 기원한 남공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