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퀴즈 풀어야 다음 전시실 열려
- SF작가·건축가 등 예술인 협업
을숙도의 생태·환경 이슈와 예술을 ‘방 탈출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콘셉트로 풀어낸 전시가 열린다. 작품을 눈으로만 감상하던 기존 관람 형식에서 벗어나, 공간마다 숨겨둔 문제를 풀어야 다음 작품이 있는 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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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 FMA 연구소의 ‘타임머신의 귀환’ 중 한 장면.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
부산현대미술관은 오는 8월 29일까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생태환경 기획전 ‘시간여행사 타임워커’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생태 복원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히는 ‘을숙도’를 배경으로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특별한 세계관’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1년에 가상의 여행사 ‘타임워커’가 개발한 타임머신이 을숙도의 잘못된 시공에 불시착했다는 상황을 가정하는데,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면 주어진 과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관람객은 탈출을 도모하는 ‘승객’ 역할을 맡게 된다.
전시실은 시간여행의 출발지인 타임워커의 ‘플랫폼’, 을숙도의 과거와 미래 시간이 뒤섞인 여러 개의 공간으로 꾸몄다. 각 공간에는 을숙도의 환경 이슈와 역사를 모티브로 한 영상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예술 작품과 함께 다음 공간의 문을 열 수 있는 힌트를 숨겨 놨다. ‘방 탈출 게임’처럼 관람객이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 작품이 있는 방의 문이 열린다. 미술관 김가현 학예연구사는 “문제를 풀며 분뇨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이 있었던 을숙도의 역사, 생태 환경을 알아갈 수 있게 기획했다”며 “작품을 살펴보고 만져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독특한 세계관, 게임형 전시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미술관 측은 여러 장르의 예술인과 협업했다. SF소설로 유명한 심너울 작가가 전시의 세계관을 담은 시나리오 ‘Timewalker Inc.(시간방랑자)’를 썼고, 이를 기반으로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 세계와 연계한 공간을 기획했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진휘 문진욱 작가부터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했던 이완 작가, 게임·VR에 관심을 두고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황문정 안성석 작가,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제 경험이 있는 정이삭 건축가,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연구하는 중앙대 FMA 연구소, 김은서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했다.
아울러 전시 기간에는 연계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미술관 3층 모카이브에서는 아카이브전 ‘목화 프레스(MOCA PRESS)’를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을숙도와 관련된 환경 이슈와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문 기사 형태로 제공한다. 또 미술관 지하 1층 책그림섬에서는 어린이 도서 기획 공간 ‘환상의 섬으로 오세요!’를 운영한다.
김성연 관장은 “이번 전시는 엄숙함, 주입식 방식에서 탈피한 다각적 시도의 하나로 준비했다”며 “우리 지역의 생태, 환경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나,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은 방문일 하루 전까지 온라인 부산시 통합예약시스템 ‘견학/체험’에서 하면 된다. 초등학생(부모 동반) 이상 관람 가능. 문의 (051)220-7400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