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까지 개관전 ‘동작과 반영’
- 英 디지털 아트 2편 반복 상영
- 2층은 기둥 없이 탁 트인 구조
- 포니·아이오닉6 컨셉트카 눈길
- 4개월마다 새 주제로 전시 계획
- 마스터클래스 등 프로그램 다채
- 뮤직센터·갤러리·책방과 시너지
스튜디오 투어는 ‘크리에이티브 월(Creative Wall)에서 시작한다.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의 1층 야외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월에 관해 스튜디오 측은 “대형 미디어 월(media wall)” “당신과 처음 마주하는 곳” “미디어 아트 영상” “교감”으로 종합안내 책자를 통해 설명한다.
크리에이티브 월은 크고 길고 높고 입체다. 뚜렷한 주제를 최고 수준 기술로 구현한 초고화질 동영상이 반복 상영된다. 글로벌기업 현대자동차가 만든 스튜디오이니 자동차 관련 영상 아니냐고? 아니다! 현재는 영국 디지털 아트 집단 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의 작품 두 편을 보여준다. 2018년 작 ‘Tribes’와 2021년 작 ‘Run Forever’다. ‘Tribes’는 군중·개체를 표상하면서 인간 처지와 핵심 속성을 꿰뚫어본다. ‘Run Forever’는 경쾌하게 찰랑이는 운동감을 통해 움직임(mobility)의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내보인다.
이 스튜디오에서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크리에이티브 월은 ‘일상을 특별하게 하는 디자인의 힘을 경험하는 공간’(이 스튜디오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구)으로 들어서는 대문이다.
 |
|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에 들어선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의 1층 모습이다. ‘크리에이티브 월’에 영국 디지털 아트 집단 유니버설 에브리씽의 작품 ‘Tribes’가 상영되고, 시민이 그 앞을 지나며 관람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 최욱 건축가 설계…개관전 진행 중
지난 17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사랑받는’ 예술문화공간 F1963 안에 들어선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올해 4월 8일 개관한 뒤 점점 관심이 높아지는 곳으로, 저명한 최욱 건축가가 설계한 신축 건물이다. 1~4층은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이루는 다채로운 공간이 자리했다. 2층 전시 공간은 길쭉한 형태가 특징인데, 기둥 없이 탁 트였다. 외부에서 와이어 등의 힘으로 건물을 지지해 기둥을 둘 필요가 없는 구조로 이해됐다. 안내해준 김주혜 매니저는 “전시 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독특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2층에서는 개관전 ‘REFLECTION IN MOTION’(동작과 반영)이 지난 4월 8일 개막해 오는 6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 중심에 현대자동차가 1975년 생산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장을 연 포니(PONY)를 미래 감각으로 되살린 ‘스터디 카(study car·연구용 차)’가 놓였다. 이 차는 실은 ‘승강기(리프트)’ 위에 놓여 있다. 스튜디오가 문을 닫는 오후 8시가 되면, 이 차는 ‘고대로’ 1층으로 내려간다. 1층의 벽은 유리로 돼 있어, F1963 방문객은 밤에도 관람할 수 있다.
■ 금난새뮤직센터와 어우러져
 |
|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을 찾은 관람객이 개관 전시에 선보인 ‘포니 헤리티지 시리즈’를 보고 있다. |
자동차 관련 첨단소재, 내년 하반기 나올 현대의 아이오닉 6의 컨셉트카인 프로페시(Prophecy) 등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목진요(연세대 교수·디지털 아트)는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 영상감독을 맡았던 예술가다. 그가 구현한 미디어 아트 작품 ‘Media Strings’ 관람도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이와 함께 러닝존(시민·전문가가 참여하고 배우는 곳), 굿즈를 파는 샵, 레스토랑 마이클(michael’s Urban Farm Table), 카페 바이 헤비치가 있다.
이 건물 지하는 올해 4월 문을 열면서 큰 관심을 끈 ‘금난새뮤직센터(GMC)’다. GMC는 거장 금난새 지휘자를 중심으로 음악 프로그램을 펼친다. 예술의전당·대구콘서트하우스·삼성전자인재개발원 콘서트홀을 비롯해 한국 주요 음악 공간 음향 설계를 책임진 김남돈 음향컨설턴트가 “나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음악공간을 갖췄다.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과 GMC가 F1963에서 만나면서, 단숨에 핫플레이스가 또 하나 생겼다. F1963은 더 예뻐졌다.
■ 디자인 자체에 집중
 |
| 목진요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 ‘Media Strings’의 한 순간. |
“우리 스튜디오는 4개월마다 새 전시를 엽니다. 두번 째 전시는 오는 8월 3일 해외 디자인 기관과 협업으로 열고, 세 번째 전시는 11월에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최고상 수상자 작품전으로 마련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주관하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은 디자인 분야 큐레이터에게 주는 상이다. 기획과 큐레이션이 중요해지는 분위기를 디자인 부문에서도 느끼게 된다. 2021년 제1회 최고상 수상자는 심소미 큐레이터다.
김주혜 매니저가 들려준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의 정체성과 지향은 흥미롭다. “앞으로 열릴 전시에서는 ‘자동차’(또는 자동차 디자인)는 못 보실 겁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은 자동차 디자인이 아닌 (예술문화로서) ‘디자인 그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인테리어·그래픽·산업 디자인 같은 우리가 아는 디자인을 뜻한다. 스튜디오는 디자인 관련 교육·체험·공부 프로그램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 F1963도 더욱 다채로워져
“최근 최욱 건축가가 강연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 디자인 전문가 마스터클래스부터 어린이 프로그램까지 다양합니다. 시민 관심과 참여도가 아주 높아 힘이 납니다.” 김주혜 매니저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고양·서울·하남·모스크바·베이징에 있다. 부산이 6번째다. 이들 각각 스튜디오는 각각의 정체성이 있다. 그중 부산은 ‘디자인’이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고양 스튜디오는 넓은 독립 공간에 신차를 많이 선보이며 자동차 관련 홀 패키지(whole package)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하남은 백화점 안에 있는 식이다. 현대모터스튜디오부산이 ‘디자인’으로 특화하면서 F1963은 음악(자체 공연장과 GMC)·미술(국제갤러리)·건축·예술도서관·책방(예스24)·뜰·식음료에 이어 ‘모터’ 하나를 더 달았다.
선임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