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무용단은 인생의 청춘을 불태운 곳입니다. 정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시민께 감사드리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부산시립무용단을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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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무용단 장래훈 부수석단원이 정년퇴직을 앞두고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부산시립무용단 장래훈(60) 부수석단원이 이달을 끝으로 41년간의 단원 생활을 마무리한다. 1973년 부산시립무용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정년퇴직을 맞은 무용수로, 전국에서도 최초다. 이제는 무대가 아닌 객석에서 후배들을 응원하겠다는 그는 ‘인생 2막’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드러냈다.
“춤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장 부수석단원은 7살에 무용을 시작했다. 남성 무용수가 흔치 않았던 때였으나, 일찍이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줬다. 장 부수석단원은 “장구 꽹과리 소리에도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춤만큼 좋은 게 없었다”며 “처음 춤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을 때는 어머니가 ‘사내가 무슨 무용이냐’며 반대해 부부싸움까지 일어났었다”고 회상했다.
부산시립무용단과는 1979년 인연을 맺었다. 아버지가 신문에 난 단원 모집 공고를 보고 추천해줬고, 한 번에 합격했다. 당시 나이가 19살이었는데, 군 복무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만큼 지난 40여 년간 열정적으로 춤에 빠져 지냈다. “‘문화회관 귀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습도 많이 했어요. 공부나 다른 건 못해도 아무렇지 않았지만, 내 분야만큼은 남들보다 뒤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어느 순간, 주역 자리를 내주게 된 시기가 왔을 때다. 장 부수석단원은 “인생이 끝난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내 자연스러운 수순임을 받아들였다고. 장 부수석단원은 “그런 시기가 있어 오히려 연습을 더 많이 하게 됐다”며 “하루에 14시간 동안 춤을 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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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무용단 장래훈 부수석단원의 공연 장면. 장래훈 부수석단원 제공 |
40년을 전문 무용수로 활동했지만 지금도 배움에는 주저함이 없다.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오른 지난달 28일 공연(‘춤, 본색’)에도 혼신의 힘을 쏟았다. 장 부수석단원은 “함께한 이정윤 예술감독, 국수호 선생님께 하나라도 더 배워가고 싶었다”며 “한편으로는 후배들에게 마지막까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지만, 차근차근 ‘이후의 삶’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SNS를 시작했고, 조만간 컴퓨터도 한 번 배워볼 생각이다. 물론 ‘춤’ 또한 멈추지 않는다. 장 부수석단원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을 다니면서 각 지방의 무용을 좀 더 공부하고 싶다”며 “지금도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며 웃어 보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장 부수석단원은 경성대학교 체육대학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부산시립무용단 소속으로, 제7회 전국국악경연대회 대상과 제42회 부산 동래 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최우수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