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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진의 무비셰프 <17>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 정익진 시인
  •  |   입력 : 2021-06-13 07: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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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미가 흠씬 풍기기보다는 똘망똘망한 소년 같은 모습이다. 서양인 특유의 앞짱구 뒤짱구 머리통이 귀여운 아이,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고 싶어진다. 이름도 ‘라이언 고슬링’이다. 고슬링! 손안에 쥐어진 알밤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아닌 게 아니라 고슬링은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발 들였으며 그 유명한 미키 마우스 클럽(mmc) 출신이다. 그 당시 동기 중엔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이 있다. 이들 거의 모두가 유명한 가수가 된 반면에 고슬링은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다. 여러 작품에서 단역이나 조연을 거친 끝에 연기력을 인정받아 할리우드의 젊은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라이언 고슬링. 미남 배우, 맞다. 호남 배우, 맞다. 어딘지 ‘고슬고슬’한 느낌, 확실히 살아 있다.
배우 조셉 고든 레빗(1981년 생)과 함께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거론되지만, 앳되고 순박한 마스크 때문에 초기에는 멜로나 드라마에만 출연하다가 영화 ‘드라이브’를 기점으로 터프한 모습을 선보이는 액션영화에도 출연한다. 외적으로 양복도 잘 어울려 젠틀한 모습도 보여주는가 하면 문신을 하고 나와 시시껄렁한 남성의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고슬링은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하고 단련한 덕분인지 벗은 그의 몸은 근육의 밀도가 상당히 높아 보인다. 말하자면 고슬링의 얼굴은 소년의 티가 가시지 않은 데 비해 몸은 보디빌더의 몸처럼 우람하다.

   
배우 라이언 고슬링. 헤어스타일을 바꿨지만, 어딘지 ‘고슬고슬’ 윤기가 나고 생기가 있는 느낌은 여전하다.
라이언 토마스 고슬링(Ryan Thomas Gosling, 1980년생)은 캐나다의 배우, 영화감독, 음악가이다. 고슬링이 아역 배우 활동을 했다지만,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는 못한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그런지 자신이 어린아이라는 것을 싫어했고 “14세 또는 15세” 때까지 친구가 없었다. 1학년 때 액션영화인 ‘퍼스트 블러드’의 영향을 크게 받자 그는 스테이크 나이프를 학교에 가져와서 노는 시간에 도중 다른 어린이들에게 던졌다. 이 사건으로 정학당했다.

난독증세가 있어 읽을 수 없었고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라고 진단받았지만, 기록과 달리 약물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1년 동안 홈스쿨링을 했다.(꽤나 심각한 상태) “내가 정말로 잃어버린 적이 없는 자율성(홈스쿨링이 자신의 체질에 맞다는 말 같음)”이라고 말했다. 고슬링은 누나가 공연자가 되어 격려한 덕에 어린 시절부터 관객 앞에서 공연했다. 지역 발레단에도 누나와 함께 참여했다.

연기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에게 칭찬을 받은 유일한 것이었기 때문에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어릴 때 특이한 억양을 개발했다. 그는 말론 브란도의 억양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만 17세 나이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어린 어린 나이에 진로를 결정하다니).

   
라이언 고슬링(오른쪽)이 레이첼 맥아담스와 주연한 영화 ‘노트북’은 2004년 개봉작이다. 이 사랑 영화를 지금도 무척 좋아한다고 말하는 영화 애호가를 꽤 만났다. 이 영화의 비밀은 뭘까?
나는 영화 ‘노트북’(2004년)에서 배우로서 라이언 고슬링의 존재를 알게 됐다. 동시에 여주인공 앨리 역을 맡은 레이첼 맥아담스(1978년생) 모습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강렬한 사랑 감정이 불꽃처럼 표현된 감동적인 영화였다. 영화 ‘노트북’은 연애소설 대가인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원작 ‘The Notebook’을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그의 장인 장모의 러브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감동 실화로 밝혀져 더욱 주목 았다.

감독 닉 카사베츠의 따뜻한 연출력과 이 작품을 통해 ‘로맨스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의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볼 수 있는 ‘노트북’은 전 세계를 두근거리게 한 러브 스토리이다. 하지만 비하인드 스토리에 따르면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첼 맥 아담스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사이가 별로 안 좋았다고 전한다. 촬영이 끝나면 서로 말도 안 섞었고 말다툼한 적도 있으며, 제작진에게 상대역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는 설도 있다. 정작 촬영이 끝나고는, 둘은 연인이 되었다. 그 뒤 헤어져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영화에 등장한 사랑에 관한 몇 개 문장을 추려 보았다.

Best love is a kind that wakens the soul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and makes us reach for more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and plants a fire in our hearts and brings peace to our mind.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주지

That‘s what you given me 난 너에게서 그걸 얻었고

and that’s what I hope to give to you forever. (Noah) 너에게 영원히 주고 싶어. (노아)

The heart wants what it wants. 마음은 그것이 원하는 것을 원한다.

There‘s no logic to those things. 어떠한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You meet someone 당신은 누군가를 만나고

and you fall in love 사랑에 빠지고

and that’ s that. 그것으로 끝이다.

You are, 당신은 지금

and always have been,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my dream. 내 꿈속에 있습니다.

“There are no monuments dedicated to me and my name will soon be forgotten, but I‘ve loved another with all my heart and soul, and to me, this has always been enough” 난 비록 죽으면 쉽게 잊힐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영혼을 바쳐 평생 한 여자를 사랑했으니,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입니다.

   
영화 ‘노트북’ 한 장면. 수십 년 전 미국 사회의 의상도 잘 살린 영화라고들 평가한다.
워낙 좋은 영화라 여러 면으로 미적 충격을 받았지만, 등장인물들이 입고 나온 의상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는 40년대와 50년대 미국 중산층의 패션을 패션쇼 하듯 보여준다. 먼저 여주인공 앨리의 패션. 17세 소녀의 터질 것 같은 열정을 표현하기에 적당한 생기발랄하고 원색의 의상을 입고 화면을 아람답게 수놓는다. 이른바 핀- 업 걸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핀업 걸 (Pin-up Girl: 벽에 사진을 핀으로 고정했다 하여) 또는 핀업 모델 (Pin-up Model)이란 흔히 대중문화에서 쓰이는 대량생산된 이미지 중 하나다.

패션모델, 글래머 모델, 여배우들이 핀업 걸로 불린다. 핀 업은 회화나 삽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된다. 이에 반해 상대 배역인 노아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헌팅캡을 쓰고 컬러가 아주 큰 당시 의상을 선보인다. 그가 맡은 역할이 목수였기에 목이 낡은 티셔츠도 입고 나왔는데 고슬링이 입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욱 멋있게 보였다.



사실 라인언 고슬링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미남 배우들, 그레고리 펙이나 로버트 테일러, 몽고메리 클리프트 등에 비해서는 그리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다. 감독인 닉 카사베츠가 말하기를, 그가 잘 안 알려졌고, 잘 생기지 않은 배우를 찾다 라이언을 캐스팅했다고 한다. 고슬링 뿐 아니라 레이첼 맥아담스는 ‘노트북’이 가 개봉하기 전만 해도 대중적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이 영화가 ‘만루홈런’을 치면서 이 둘도 스타 반열에 들기 시작했다. 둘이 재회해서 나누는 빗속 키스신은 MTV 영화제에서 ’최고의 키스‘에 선정될 만큼 열렬했는데 둘의 실제(?) 상황이었던 것이다.

라이언 고슬링이 출연한 영화 중 최고는 역시 ‘라라 랜드’(La La Land, 2016년)가 아닐까 생각한다. 왜 이 영화는 지루하지 않지? 뭐가 달라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음악 자체가 좋았다. 특히 주연배우인 라이언 고슬링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부른 ‘City of Stars’와 엠마 스톤(1988년 생)이 부른 ‘Audition’은 감미로운 멜로디에 서정적인 가사가 더해져 단숨에 관객을 스크린 속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 두 곡은 영화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흘러나와 극 분위기를 주도한다. 음악은 데미언 샤젤 감독의 분신이라 할, 하버드대학교 동문이자 절친 중의 절친인 작곡가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 1985년생)이다. 허위츠는 데미언 샤젤 감독의 주요 작품 ‘위플래쉬’(2013년: 샤젤 감독의 고등학교 시절을 극화), ‘라라랜드’ ‘퍼스트맨(2018년)’의 음악을 맡았다.

   
영화 ‘라라 랜드’.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주연했다. 이 포스터면 됐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영화 제목인 ’La La Land‘는 ’몽상의 세계‘ ’꿈의 나라‘를 뜻한다. ’live in La La Land‘라는 관용구는 ’꿈속에서 산다‘ ’이성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정도의 뜻이다. 거기에 단어의 La 때문에 로스앤젤레스(LA)를 상장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LA에 바치는 영상 헌시 정도로 여겨도 무방하다. LA에 속한 할리우드(환상의 세계)의 특성을 담은 장면이 영화에 많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은 신념을 지녔으나, 좀 까칠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으로 분했다. 그는 정통 재즈 정신을 수호하며 언젠가는 자신만의 재즈클럽을 갖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고슬링은 주어진 배역을 위하여 몇 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에만 매진해 모든 피아노 연주를 대역 없이 소화해내 감탄을 자아냈다. (본인의 음악적 재능을 유감 없이 발휘) 함께 출연한 세계적인 가수 존 레전드의 말을 들어본다. “질투가 났다. 그가 연주하는 걸 보고 있으면 감탄이 흘러나왔다. 지난 몇 개월 동안 피아노를 배웠을 뿐인데,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노래와 탭댄스도 연마해 엠마 스톤과 함께 알콩달콩한 무대를 선보인다. (해질녁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추는 이들의 탭댄스 장면은 상당히 아름답다.)

   
영화 ‘라라 랜드’.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주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피리어드(.)
이같이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 이 영화의 감독으로 각본도 쓴 데미언 샤젤(Damien Chazelle, 1985년 생)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주 젊으며, ‘샤젤’이란 이름도 그렇고 외모도 전형적인 미국인 느낌은 아니다. ‘다미안 차첼레’로 발음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프랑스 인이라 그런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저지에서 성장했고, 재즈 드럼 연주자이기도 하다. 학벌이 끝내준다. 하버드대학교 출신이다. 재학 시절, 논문을 위해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라인’을 단편으로 연출했고 이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기 위해 휴학할 정도였다.

샤젤 감독의 영화에는 주로 20대나 30대의 젊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들은 생의 뚜렷한 목표와 꿈이 있으며, 주인공 모두 가족과 연인의 사랑을 포기하거나 ‘라라 랜드’를 제외하면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꿈을 이루려고 할 정도로 이상적인 삶에 미쳐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독이 설정한 ‘희생(인간관계 파탄)’이란 주제가 성립되는 것이다. 특히 영화 ‘위플래쉬’의 주인공 네이먼(마일스 텔러 분)은 음악(드럼)에 너무 미친 나머지, 인성까지 파멸될 정도였다. 관객으로선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리고 10분가량의 결말 장면에서는 기어코 뭔가 하나를 터트리고야 만다. ‘위플래쉬’에서는 배우들의 광기 넘치는 연기와 편집, 음악으로, ‘라라 랜드’에서는 음악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마지막 10분 장면을 통해 관객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선사한다.

영화 ‘노트북’에서 여주인공인 레이첼 맥 아담스(앨리 역)가 있었다면 ‘라라랜드’에는 에마 스톤(미아 역)이 있다. 이 둘의 뽀송뽀송하고 아기자기하고 멋진 연기 앙상블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에마 스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라이언 고슬링이 해리슨 포드와 함께 나왔던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흥행 면에서는 실패했다고들 하지만 고슬링이 주인공 리프리컨트 ‘K’역을 맡은 ‘블레이더 러너 2049(2017년)’를 잘 보았다. 느와르 SF 영화에 속한다.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1982년)의 30년 만의 속편으로, 리들리 스콧 제작을 맡고 영화 ‘컨택트’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맡았다. 해리슨 포드는 주인공 릭 데커드 역으로 영화 후반부에 다시 출연한다.

고슬링은 앞서 언급한 영화들에서는 로맨틱하고 감미로운 남성상을 보여주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냉혹한 킬러 리프리칸트(인간 한계를 뛰어넘은 복제인간) K로 변신한다. 시종일관 가죽 롱코트를 걸치고 무표정하고 거친 모습으로 남성적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소년의 얼굴에 무지막지한 킬러의 면모가 더해져 고슬링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한다. 이 영화 이해를 위한 몇 개의 키워드를 살펴본다.



1. 리프리컨트(Replicant): 타이렐 기업이 대량 제작한 복제인간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힘·민첩성·지능을 가졌다. 어원은 ‘Replicating(복제, 증식).

2.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색출하고 ‘폐기(Retirement)’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경찰대.

3. 홀로그램 (Hologram): 블레이드 러너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는 초대형 옥외 광고판 모습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3D 홀로그램으로, 지나가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고려해 말을 걸어온다.

4. 한글(Korean): 영화 속 LA는 무국적 도시처럼 그려진다. 다민족이 뒤엉켜 사는 만큼 언어도 혼재하는데, 한글도 예외는 아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수수께끼 사업’이라고 적힌 쓰레기차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도 ‘버블티’ ‘유흥 마사지’ ‘플라스틱’ 등의 한글이 보인다. 데커드가 은신해 살던 라스베이거스 호텔 외벽에는 ‘행운’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추신: 라이언 고슬링 역시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다. 미국동물보호협회 PETA에서 벌이는 캠페인에 참여하여 KFC와 맥도날드의 주인장들에게 닭 도살 방법 개선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가 활동하는 또 하나 단체 이너프 프로젝트(Enough Project, 대량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분쟁 중단을 촉구하는 단체)를 통해 2007년 우간다, 2010년 콩고를 방문했다. 또한 분쟁 지역 아프리카에서 아동을 납치해 군인으로 복무하도록 강요하는 학대 행위를 끝내려는 단체 ’보이지 않는 아이들 주식회사(Invisible Children Inc)’를 후원한다. 분쟁 지역 아프리카 문제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라이언은 8개의 자선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우리 식으로 ‘기부천사’ 쯤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시인·ijj07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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