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따스함은 나이테 안에 품고
어머니 오랜 시간 서리 자국 붉어도
곁가지 작은 바람은
달빛 아래 걸러낸다
자줏빛 등불 달고 가얏고를 꿈꿀 때면
덩 기둥 신명 더하는 드맑은 말씀 말씀
아울러 지켜온 자리
내 안에서 울고 있다
옛날에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고 딸과 함께 나이를 먹어 아름드리 나무가 되면 그 나무로 딸의 혼수용 가구를 만들었다지요.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오동나무 같은 우리들의 어머니! 곁가지 작은 바람도 걸러내 주시더니 다 큰 자식 더 큰 꿈을 꾸리며 가얏고 신명나는 맑은 소리로 말씀을 전하십니다. 어머니 당신 앞에 서면 여전히 작고 여린 아이가 됩니다. 평생 오동나무로 살아오신 그 넓은 품을 그리며 더없이 맑은 가얏고 소리를 깊이 새겨보는 날입니다.
하정철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