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모가디슈’ 김윤석·조인성

평범한 이들의 소말리아 내전 탈출기…100만 관객 모은 실화의 힘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8-03 19:18:1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대한민국 대사관 대사 역 김윤석

- 영웅 아닌 보통 사람 이야기에 끌려
- 모로코서 4개월 한데 숙식하며 촬영
- 도시 전체 세트화 류승완 감독 대단
   
# 안기부 출신 정보 요원 역 조인성

- 쏟아지는 총탄 속 탈출 차량 추격신
- 91년식 벤츠 운전 힘들었지만 보람
- 김윤석·허준호 선배들에 많이 배워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생사를 건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 대사관 직원과 그들 가족이다. 그리고 당시의 극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모가디슈’를 촬영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 ‘베를린’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한 스태프와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의 배우가 주인공이다.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남북 대사관 직원과 그들 가족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들은 2019년 가을 모로코로 향했다.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돼 방문할 수 없는 소말리아 대신 이국적인 풍광을 재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로코가 선택된 것이다. 그리고 ‘모가디슈’를 위해 제작진과 배우들은 4개월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벽이 놓여 있었지만 올여름 최고 기대작인 ‘모가디슈’는 지난달 28일 개봉해 지난 3일까지 100만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시나리오를 읽고 ‘이 프로젝트가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김윤석과 조인성은 영화를 보며 만족하고 있다. 최선을 다했고,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가디슈’에서 소말리아의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 역을 맡은 김윤석과 안기부 출신의 정보 요원 강대진 참사관 역을 맡은 조인성을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나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1991년 소말리아를 만나다

   
김윤석
1991년 남북은 아직 UN 회원국이 아니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세계화를 부르짖던 남한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UN 가입을 시도했고,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UN 가입 여부는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소말리아의 한 표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어서 총력전을 펼치던 중에 내전이 일어난 것이다. ‘모가디슈’의 초반부는 소말리아에서 벌어졌던 남북의 치열한 외교전을, 그 이후는 내전에 휩싸인 모가디슈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북의 모습을 그렸다.

김윤석은 처음 ‘모가디슈’의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촬영 장소는 모로코인데 반경 5㎞를 세팅해서 찍는다고 했다. 현지 배우도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을 캐스팅해야 하니 과연 실현될까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전에 탄자니아에서 촬영한 경험이 있는 조인성도 “김윤석 선배와 마찬가지로 ‘이걸 어떻게 찍으려고 하지?’ 생각했다. 이건 류 감독님이라서 가능했던 로케이션이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의 걱정을 기우로 만든 것은 제작진의 노력이었다. 제작진은 장장 4개월간 아프리카를 다니며 장소를 물색해 모로코의 해안 도시 에사우이라를 촬영지로 선택했으며, 모로코에서 촬영한 영화 ‘글래디에이터’ ‘본 얼티메이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등에 참여한 모하메드 로케이션 매니저와 함께 철저한 사전 준비를 진행했다.

한국에서 30시간 걸려 모로코에 도착한 김윤석은 오디션을 통해 각지에서 모은 배우들과 도시 전체를 세팅 하고 촬영을 준비한 제작 시스템에 감탄했다. 그는 “그런 현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류 감독님의 단단함은 감탄스러울 정도였고, 저도 영화 연출을 해본 사람으로서 부러웠다”고 말했다. 조인성도 “이 프로젝트는 류 감독님이어서 가능했다. 그의 경험에 의한 판단, 스태프를 아우르는 힘과 결단력, 열린 귀가 없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고 거들었다. 또 그는 “중압감과 부담감을 갖고 있는 류 감독님이 짠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저에게 “자기야 순댓국 남은 것 있니?” 할 때 ‘순댓국으로 위로를 받는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돼지고기를 못 먹는 것이라고 했는데, 조인성이 한국에서 가지고 간 순댓국 밀키트가 많은 위안을 준 듯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

   
조인성
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는 미군의 활약을 그린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 호크 다운’이 있다. 할리우드 영화답게 스펙터클한 액션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그와 비교해서 ‘모가디슈’의 액션은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평범한 대사관 직원들이 전력을 다해 탈출하려는 진심과 적대적 관계인 남북한이지만 공동 목표 앞에서 동족애를 느끼게 하는 우리만의 정서가 녹아 있다. 김윤석은 ‘모가디슈’에 출연한 이유로 “굉장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싸워서 탈출하는 이야기라면 매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무장 상태에서 생사를 건 탈출을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물론 ‘류 감독이기 때문에’ 인상적인 액션 장면도 여럿 있다. 먼저 영화를 본 관람객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카체이싱 장면이다. 쏟아지는 총탄을 막기 위해 책과 문짝 등을 외부에 붙인 자가용을 타고 벌이는 대사관 탈출 장면이 압권이다. 직접 운전을 한 조인성은 “카체이싱은 굉장히 힘들었다. 자동차 전체를 책과 문짝으로 테이핑한 상태라 시야가 나오지 않아서 운전할 때 긴장을 해야 했다.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 안전장치를 하고 수십 번 테이크를 갔다.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던 것 같다. 자동차 소음도 컸을텐데 주민들이 양해를 많이 해줘서 감사했다”고 힘들었던 촬영을 떠올렸다. 김윤석은 “91년식 벤츠를 힘들게 공수했는데, 시동이 자주 꺼지고 심지어 창문이 올라오지 않거나 시트에 용수철이 나와 있기도 했다. 얼굴이 보이는 장면은 모두 배우들이 직접 운전했는데, 위험하다기보다는 너무 절실해서 재미있었다”고 카체이싱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했다.

■힘들었지만 따뜻했던 촬영장

많은 배우들이 촬영 소감으로 “가족 같은 촬영 분위기였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모가디슈’처럼 해외에서, 그것도 한 장소에서 촬영하는 경우 정말 가족처럼 지낼 수밖에 없게 된다. 김윤석은 “4개월간 해외 촬영을 한다는 것은 4개월간 함께 밥도 먹어야 하고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들 경험이 많은 배우라서 최대한 배려하고 하나로 똘똘 뭉쳐 가족처럼 지냈다”며 함께 촬영했던 허준호 조인성 정만식 김소진 김재화 박경혜 등의 배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조인성에 대해서는 “영화 ‘비열한 거리’를 보면서 저 배우와 한번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담백하고 겉멋을 부리지 않는 진솔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해보니 좋더라”며 칭찬했다.

조인성 또한 “김윤석, 허준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였다”며 “두 거목이 있어서 저는 리액션만 하면 됐다. 현장에서 두 분의 대단함을 느꼈다. 시나리오에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빈 곳을 두 분이 채우더라. 감탄했고, 저를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고해성사’라고 할 만큼 고민 상담도 많이 했는데, “‘배우로서 잘하고 있나’라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가 있어서 참 좋았다. 그에 대한 대답을 들을 때 용기가 났다”며 ‘모가디슈’가 배우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작업이었음을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두 배우 모두 “‘모가디슈’가 2D, 아이맥스, 스크린X, 4DX 등 다양한 포맷으로 극장에서 상영된다. 특히 아이맥스와 돌비 애트모스로 봤을 때 좋았다”며 대형 화면에서 좋은 사운드로 감상하길 바랐다.

latehop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주민 반대 여론에 막혀 풍산 기장군 이전 무산
  2. 2법조·학계 지지 업은 윤석열…‘친홍’ 의리파들 뭉친 홍준표
  3. 3기장·연제 아파트값 상승률 0.5%대 고공행진
  4. 4오늘의 날씨- 2021년 9월 17일
  5. 5“황령산 전망대, 자연과 지형 친화적 건축으로 가치 높일 것”
  6. 6디지털산업에 부산시 향후 5년간 6700억 투자…전문인력 5000명 육성
  7. 7홍준표 “박근혜 수사 사과를” 윤석열 “검사 소임 다한 것”
  8. 8부산굿즈 천국 ‘부산슈퍼’ 뜬다
  9. 9심수봉쇼부터 부부 골프혈전까지…안방은 더 즐겁다
  10. 10추석 앞 택배물량 산더미
  1. 1법조·학계 지지 업은 윤석열…‘친홍’ 의리파들 뭉친 홍준표
  2. 2홍준표 “박근혜 수사 사과를” 윤석열 “검사 소임 다한 것”
  3. 3PK상임위장의 지역발전 약속 <2> 민홍철 국방위원장
  4. 4이재명 대장동 의혹 정면돌파…이낙연 친문 지지 속 호남 공략
  5. 5한국, 2024년 고체연료로 우주 로켓 쏜다
  6. 6안철수 “도덕성 없인 필패” 출마 저울질
  7. 7전재수 합류로 힘얻은 이재명…‘최인호 인맥’ 흡수한 이낙연
  8. 8부산 찾은 정의당 이정미 “대통령 되면 신공항 철회”
  9. 9국힘 8명 1차 컷오프 통과·순위 비공개…16일 첫 토론
  10. 10윤석열·홍준표 양강 갈등 격화에…이준석 “내일 선거하면 질 것” 경고
  1. 1기장·연제 아파트값 상승률 0.5%대 고공행진
  2. 2디지털산업에 부산시 향후 5년간 6700억 투자…전문인력 5000명 육성
  3. 3부산굿즈 천국 ‘부산슈퍼’ 뜬다
  4. 4부산 용당세관 해상특송장 정식 개장
  5. 5부산항 빈 컨테이너 수급 개선
  6. 6제수용품 최대 ‘반값’…편의점, 식당·약국 자처
  7. 7연금 복권 720 제 72회
  8. 8홍남기 “카드 캐시백, 비대면 소비 등 사용처 폭넓게 인정”
  9. 9조선업 수주행진…기술인력 태부족
  10. 10로봇이 냉장고 조립·자재 운반…LG전자 ‘스마트파크’ 가동
  1. 1주민 반대 여론에 막혀 풍산 기장군 이전 무산
  2. 2오늘의 날씨- 2021년 9월 17일
  3. 3“황령산 전망대, 자연과 지형 친화적 건축으로 가치 높일 것”
  4. 417일부터 잔여백신으로 2차 접종 가능
  5. 5긴 추석 고비…격리자 관리에 고삐
  6. 6김지현의 청년 관점 <7> 행복주택과 청년주거정책
  7. 7해피-업 희망 프로젝트 <57> 가정폭력 트라우마 서아린 양
  8. 8흉가체험에 들통난 ‘유령 23세대’ 검찰 송치
  9. 9북구 명칭 ‘낙동구’와 ‘가람구’로 가닥은 잡았는데… 구의회 대립으로 난항
  10. 10부산 마사지업소·학원 신규감염 코로나 이틀째 50명대
  1. 1거인의 진격 응원할까…모래판 스타 볼까
  2. 2U-23 축구 사령탑에 황선홍…“항저우AG 우승 목표”
  3. 3부산시체육회, 학생선수 300명에 장학금
  4. 4전준우 2타점 적시타…기아전 위닝시리즈
  5. 5헝가리 이적 류은희, 유럽서 ‘최고의 골’
  6. 6부산 아이파크 마스코트 똑디, 용감함에 귀여움 추가해 귀환
  7. 7부산·안산전, K리그2 29R 베스트 매치 선정
  8. 8롯데, '안경에이스' 올리고도...kt에 4 대 7 역전패
  9. 9동의대 사브르팀, 대학 최강 넘어 전국 최강 ‘한발짝’
  10. 10테니스 라두카누, 세계랭킹 23위로 ‘껑충’
우리은행
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부산을 빛낸 작사가 야인초
이병주 탄생 100주년 그를 회고한다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리뷰 [전체보기]
옥주현·정선아 7년 만의 만남…‘초록매직’ 부산을 홀리다
새 책 [전체보기]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外
건너는 걸음(백지은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학자들이 분석해 본 한일터널
한국 맞춤형 ‘북극 내비게이션’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웃음 열쇠 /손증호
나는 민달팽이로소이다 /안영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영화의 거리’ 김민근 감독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아이돌 티 벗었네, 가을 스크린의 네 여우
새로운 OTT 공룡 온다…디즈니 發 지각변동 예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무협 영화의 하이브리드
삶이냐, 죽음이냐…중세 기사도 전설의 재해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9월 16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9월 15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세이수미 say sue me 다시 세계로 비상하라
‘장예모’ 감독의 영화가 보고 싶은 날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1년 9월 16일(음력 8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1년 9월 15일(음력 8월 9일)
요즘 뭐 봐요- [전체보기]
요즘 뭐 봐요- 9·11 비극의 서막은 이데올로기 전쟁
요즘 뭐 봐요- 짠내나는 중년판 ‘미생’, 덧칠 벗겨진 밥 아저씨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재를 마치며
우리 인생의 드라마 - 에필로그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낭군을 애끓게 기다리는 기생 능운의 시
인간 정욕이 본성임을 깨닫고 환속(還俗)한 이야기
  • 제23회부산마라톤대회
  • 극지논술공모전
  • 조선해양사진 및 어린이 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