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98> 우리 인생의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tvN)

그대, 평안에 이르렀나요? -당신의 30대를 응원하며

  • 장은진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  |   입력 : 2021-08-18 18:43:14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두운 골목에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오던 정희네 술집, 아이유와 이선균이 말없이 서 있던 기차 대기 신호등 앞길, 지안이네로 올라가던 가파른 골목길, 달을 보고 싶어 하던 할머니를 카트에 싣고 달리던 그 장면들. ‘나의 아저씨’를 떠올리면 아직도 생각나는 장면들. 거의 매회 등장 씬이 어두운 밤 씬이었고 주인공들 인생사도 얼룩덜룩 암울한 회색빛이었다. 퇴직금 날려 이혼한 장남, 빠른 길 말고 느린 길로 걸어가는 주인공 동훈, 어쩌다 감독은 됐지만 언제 극장에 걸릴 영화를 만들지 아무도 모를 삼형제의 이야기. 게다가 그저, 책상 위 벌레쯤은 아무렇지 않게 죽일 수 있는, 일상의 무게쯤은 하품 나는 사치인 스물한 살 이지안.

‘미생’이 우리 인생의 낮 버전이라면 ‘나의 아저씨’는 밤 버전이다. 사무실에서만 고달픈 게 아니라, 퇴근 후에도 고달픈 인생이 펼쳐진다. 그들이 모여 떠들고 힐링하는 공간은 선술집 정희네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치유해주는 정희마저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고 살아가는 사연이 있다. ‘나의 아저씨’에 등장하는 모든 이는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이다.

“잘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 아이유는 세상의 편견이 가두어버린 상처 속에서 털을 곤두세운 길고양이 같은 날 것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아이에서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여정을 잘 표현했다. 몇몇 작품에서 그다지 강한 인상을 받지 못했던 아이유의 연기가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드라마였다. 이선균의 힘을 뺀 일상 연기는 영화 ‘사과’에서도 빛났지만, 이리저리 치이며 짠해 보이는 연기는 최고였다. 세월은 팔뚝 굵은 아줌마뿐 아니라 순수했던 청년을 삶에 찌든 불쌍한 아저씨로도 만들어낸다.

그때 지안이도 언젠가는 삼십대가 될 것이다. 지안이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다. 너의 삶이 평안에 이르렀는지…. 조금은 편안해졌고, 조금은 따뜻해졌을 너의 30대를 응원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네 힘든 인생을 도닥여준 아저씨가 있었듯이. 2018년 버전 달동네 이야기. 앞으로 ‘나의 아저씨’를 능가하는 드라마가 나올까. 아마도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오늘도 그 신기하고 귀한 인연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게 갚는 것임을 가르쳐 준 내 인생의 드라마다.

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2. 2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3. 3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4. 4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5. 5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6. 6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7. 7[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8. 8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9. 9[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10. 10“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1. 1[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2. 2“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3. 3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4. 4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5. 5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6. 6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7. 7[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8. 8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9. 9[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10. 10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1. 1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2. 2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3. 3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4. 4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5. 5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6. 6[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7. 7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8. 8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9. 9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10. 10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2. 2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3. 3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4. 4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5. 5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6. 6[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7. 7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8. 8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9. 9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10. 10부산 부암고가교서 차량 4중 충돌, 5명 부상…한때 양방향 통행 통제
  1. 1[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2. 2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3. 3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4. 4[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5. 5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6. 6[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7. 7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8. 8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9. 9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10. 10[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