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기획 ‘다시 쓰는 부마항쟁…’
- ‘청년졸업에세이’ 이어 영화 제작
- 기사가 영상으로 생생히 살아나
- 신문 콘텐츠 외연 확장 지평 개척
- 민주화운동 참여자 재조명 성과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40년이 지났는데도….” 1979년 10월 발발한 부마민주항쟁은 40년이 지난 2019년이 되어서야 공식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그만큼 ‘뒤늦은 평가’를 받았다. 광주민주화운동과 달리 부마민주항쟁을 다룬 책이나 영화·드라마도 드물다. 국제신문이 다큐멘터리 ‘10월의 이름들’을 제작한 이유도 부마민주항쟁의 실체적 진실을 널리 알리는 한편 아직도 경찰과 군사재판부의 구금·체포·재판기록에만 존재하는 ‘그때의 이름들’을 자랑스러운 민주화운동의 주역으로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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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10월의 이름들’ 연출을 맡은 이동윤 기자와 제작사 ‘바림’ 스태프들이 부산 사하구 김탁돈 사진작가의 자택에서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바림 제공 |
■ 현장의 ‘사람’ 이야기
‘10월의 이름들’은 부마민주항쟁을 취재했던 사진기자가 그때 그 시절 시위 주역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영화는 대학생·버스기사·고등학생·전투경찰·금형기술자 등의 신분으로 항쟁에 참여했던 14명의 육성을 통해 그날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영화는 ▷어린 시절 ▷도화선 ▷계엄령 ▷이름들 네 가지 카테고리를 차례로 짚는다. ‘어린 시절’에서는 부산과 마산의 항쟁 장소와 참여자의 소년·청년시절 기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도화선’에선 YH 무역사건과 김영삼 신민당 총재 제명 등 부마항쟁이 발발하게 된 계기와 당시의 치열한 상황이 묘사된다. 다큐멘터리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계엄령’에서는 항쟁 참여자들의 육성을 통해 부마항쟁과 10·26 사태, 광주민주화운동 등 역사적인 사건을 밀도감 있게 표현해 냈다. 마지막인 ‘이름들’ 에서는 40년간 이어진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까지의 지난한 과정과 참여자들에 현재의 삶을 조명한다.
영화는 또 ‘사적인 기억’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유신철폐” 구호를 외치다 체포돼 고문을 당했던 당시 동아대 학생 이동관(법학과 77학번) 씨는 “암흑의 시대였다. 지금도 고통이 남아있지만 후회는 없다. 남이 안 하면 나라도 해야 했다”고 증언한다.
■‘10월의 이름들’이 주는 의미
‘10월의 이름들’은 국제신문이 2018년 8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21차례에 보도한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1·2·3’을 토대로 제작됐다. 6명의 기자가 2년 넘게 취재한 시리즈는 지난해 한국신문상과 한국기자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영화는 지면의 한계 때문에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민주화운동 주역들의 삶의 궤적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 텍스트 위주인 신문 기사가 영상이라는 다른 형태의 표현 언어로 변주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국내 신문사로서는 처음으로 부산 청년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졸업에세이’를 제작해 BIFF ‘커뮤니티비프’ 섹션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부산의 영화 제작사이자 사회적기업인 ‘바림’은 국제신문과 협업해 현장감과 영상미를 끌어올렸다. 김명재 바림 촬영감독은 “인물이 가진 표정의 잔상과 육성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로우 키(Low-Key) 위주의 촬영을 했다. 이를 통해 민주화 운동 주역들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더욱 무게감 있게 전달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동윤 기자 dy1234@kookje.co.kr